가장 주머니에서 "경제적 문제로 힘들다" 유서 발견
  • ▲ 9월 4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일가족의 자택에서 발견된 우윳값 미납 고지서.ⓒ연합뉴스, 독자제공
    ▲ 9월 4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일가족의 자택에서 발견된 우윳값 미납 고지서.ⓒ연합뉴스, 독자제공
    대전에서 부모와 어린 딸·아들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전 중부경찰서 등은 지난 4일 오후 4시쯤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숨진 남성 A씨(43. 건축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집으로 찾아갔고, 집에는 A씨의 아내와 딸(9)·아들(7)이 숨져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외부침입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아내와 아이들을 살해한 뒤 5분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로 이동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A씨의 바지 주머니에서는 ‘경제적 문제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으며, A씨의 가족은 7개월간 우윳값 25만9000원을 미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A씨는 최근 사업에 실패한 뒤 사채까지 끌어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단 일가족 4명이 함께 있다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며 ”부검 결과와 휴대전화 통화내용 분석, 주변인 조사를 거쳐야 사건 경위가 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일가족의 시신을 수습한 뒤 아파트 내부 감식에 착수했으며, 현장에서 확보된 휴대전화 등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수사와 주변인 탐문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한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들 가족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