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北 장교 헤어스타일… 일반 어민은 흰쌀 28㎏, 깻잎·멸치조림 구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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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목선과 관련한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탈북단체 관계자들은 북한 목선이 싣고 있던 식량과 ‘자칭 어민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 ▲ 지난 15일 삼척항 방파제에 접안 귀순한 북한 어선.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는 지난 25일 북한 목선 검역 결과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 목선에는 흰쌀 28.8㎏, 양배추 6.1㎏, 감자 4.1㎏과 김치찌개·멸치조림·고추조림·깻잎장아찌·된장 등이 실려 있었다.
박상학 “양배추에 깻잎... 일반 주민 아니다”
이에 대해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한의 평범한 어민이라면 식량을 그렇게 실어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북한의 일반 기업소 월급으로 장마당에서 살 수 있는 쌀은 1kg 남짓이다. 즉, 쌀 28.8kg을 사려면 2년4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거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귀순 어민들은 분명 당국에는 조업 나간다고 했을 것이고, 당국에서는 탈북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조사를 했을 텐데 그 많은 쌀을 그 작은 배에 숨겼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또 북한에서는 수확철도 아닌 양배추를 6.1kg이나 준비했고, 평범한 북한 주민들은 구경하기도 어려운 깻잎조림과 멸치조림을 가져왔다는 것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남공작원이라면 이런 식량을 싣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귀순했다는 어선이 싣고 있던 식량이나 연료의 양, 어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행색·태도를 보면 이건 평범한 북한 어선이 아니라 간첩선”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물론 언론까지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으니 큰일”이라고 우려했다.최정훈 "북한 수산사업소에선 그렇게 식량 많이 주지 않는다"
북한인민해방전선의 최정훈 사령관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 최 사령관은 삼척항에 입항한 북한 어민들의 동영상을 처음 유튜브에 띄운 당사자다. 최 사령관은 “사실 그들이 진짜로 탈북했을 수도 있지만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진짜 계획적으로 탈북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당국이 보낸 사람이라는 주장이다. -
최 사령관은 “북한 수산사업소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식량을 넉넉하게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식량을 많이 주면 한국이나 일본 등으로 탈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이 진짜로 탈북을 결심했을 경우에는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식량을 많이 준비했을 수 있다”며 “이때는 식량과 연료 등을 장마당에서 사기 위해 갖고 있던 귀중품이나 가재도구를 내다 팔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출동한 해경이 북한 어민들을 조사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보급된 북한 장교용 얼룩무늬 전투복"
최 사령관은 그러면서 “이번에 귀순했다는 어민들의 이상한 점은 그보다 다른 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깨끗한 인민복은 배낭 등에 넣어온 뒤 한국 앞바다에서 갈아입을 수 있지만 ‘평범한 어민’이라는 사람들의 태도와 복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한국에 와서 주민들을 만나자마자 ‘서울에 있는 이모에게 연락해야 하니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면서 “북한의 공권력은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평범한 북한 주민들은 귀순할 때 벌벌 떠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귀순 어민들의 태도는 마치 북한의 고위급처럼 당당했다고 꼬집었다.
최 사령관은 이어 “게다가 어민 가운데 머리가 짧은 사람의 헤어스타일은 전형적인 인민군 장교의 머리이고, 군복을 입은 사람의 얼룩무늬 전투복은 지난해 북한 장교들에게 새로 보급된 신형”이라고 지적했다.
최 사령관은 또한 “삼척 어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했던 사람은 이번에 북한으로 귀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서울에 이모가 있으니 전화 빌려달라는 사람이 귀순했겠거니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다른 사람들이 귀순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이걸 보면 역시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 목선에 대한 긴급검역이 해군 1함대에서 진행되었음에도 정부합동조사단은 그 결과를 군 당국과 전혀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