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기 힘든 28마력 엔진 달고 왔는데, 도로 귀환?"… 박상학 “99% 의심스러워"
-
19일 국가정보원의 브리핑을 받은 야당 국회의원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국정원 설명에 따르면 “한국 영상을 보다 보위부에 걸려 처벌을 두려워했다” “가정불화 때문에 귀순을 결심했다”는 게 두 사람의 귀순 사유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듣고 이해가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정원 보고를 받은 뒤 “귀순자들의 진술 자체는 이해될 정도인데, 그 정도 알리바이를 안 만들고 오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진술 자체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북한 목선이 울릉도에서 50여 km 떨어진 곳에서 머무르다 삼척항에 입항한 행적을 언급하며 “처음부터 귀순이 목적이었다면 울릉도에 가도 될 텐데, 왜 방향을 틀어 삼척으로 이동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 이은재 의원은 “귀순자들의 진술을 들으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은 귀순한 두 사람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조사를 했다는데 북한으로 바로 귀환한 2명에 대해서는 조사를 안 했다”며 “이는 직무유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
대북전단 살포로 유명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2011년과 2012년 북한에 암살당할 뻔했다. 북한은 그를 죽이겠다며 간첩 2명을 남파했다. 그 또한 탈북자다.
박 대표는 “이번 북한목선사건을 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정부가 밝히는 내용의 99%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먼저 “4명이 내려와서 2명만 귀순하고, 2명은 북한으로, 그것도 삼척에 온 지 이틀도 안돼 귀환시켜준 게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국정원 등 관계당국이 북한으로 귀환하겠다는 선원들을 조사한 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일부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그 사람들, 귀순한 2명이 딴 길로 새는 것 아닌지 감시하라고 북한 측이 보낸 사람들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박 대표는 또한 4명 가운데 2명만 귀순을 준비한 상태에서 남한으로 내려올 때 다른 2명이 평범한 북한사람이라면 “귀순하자”는 말에 거세게 반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게다가 “처음에는 4명 다 귀환하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2명이 ‘돌아가면 죽거나 교화소에 끌려간다’며 귀순했다”는 국정원의 설명은 더더욱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삼척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 가운데 북한 선원들의 차림새를 지적하며 “함경북도 경성에서 삼척까지 직전거리로 500km가 넘는다”며 “그 작은 배로 그 먼 거리를 어떻게 왔는지, 9일 출항했다고 해도 엿새나 되는데 선원들의 행색이 멀쩡한 점은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 “의심스러운 부분이 99%…위장귀순 확인해야”
박 대표는 “한국 영화를 보다 보위부에 적발돼 처벌이 두려웠다고 하는데, 보위부에서 처벌할 정도의 범죄용의자가 바다에 나가는 걸 북한 당국이 허락하겠느냐”고 반문했다.북한 어선은 노동당 또는 인민군 소유다. 이런 배에 범죄용의자를 태운다는 게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선원이 또 “한국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북한사람들이 아무리 한국 영화·드라마를 많이 봐도 ‘아이돌’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다른 선원이 ‘가정불화’를 귀순 이유로 들었는데, 이 또한 북한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서로는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목선사건을 보면, 북한에서 살았던 사람 눈에는 이상하게 비치는 게 99%”라며 “위장귀순간첩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몰래 간첩을 침투시키기보다 차라리 귀순자로 위장시키면 한국 우파진영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9월과 2012년 6월, 탈북자로 위장해 자신을 암살하려 했던 안모 씨와 김모 씨 사례를 예로 들며 “북한이 위장탈북자, 위장귀순자를 남한으로 보낸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북한 목선을 타고 온 사람들도 어떤 저의가 숨어 있지 않은지 관계기관들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