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국가 위상 높이라" 지시… VOA, 작년말 발간 '북한군 장교 교육자료’ 입수
  • ▲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도한 '강습제강' 내용 가운데 일부. ⓒ미국의 소리 방송 관련보도 화면캡쳐.
    ▲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도한 '강습제강' 내용 가운데 일부. ⓒ미국의 소리 방송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이 지난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군 고위간부들에게 핵무력 강화지침을 내렸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방송의 보도 근거는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강습제강(학습용 자료)’이다. 이 자료에는 “12월 둘째 주까지 대대급 이상 단위에서 특별강습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돼 있다.

    VOA에 따르면, 이 ‘강습제강’ 어디에도 비핵화를 하겠다는 내용은 없다. 방송이 소개한 내용을 보면, 김정은은 “미국이 북한의 핵전력에 겁을 먹고 핵무기를 빼앗기 위해 협상을 하자고 수작을 걸어왔다”며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 대통령과의 최후의 핵담판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이어 “미국과의 핵담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우리가 만들어낸 핵무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핵전력국가(핵보유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최후의 결과를 얻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인민군대는 대원수님들께서 마련해주신 우리의 만능보검인 핵군사력을 튼튼히 틀어잡고 혁명의 수뇌부를 철옹성같이 지키며 세계적인 전략핵국가의 위풍당당한 강군으로써 위상을 드높이라”고 명령했다.

    VOA에 따르면, ‘강습제강’에는 “우리의 핵무력과 전략로케트들은 최고사령관 동지에 의해 드디어 가장 완전한 높이에서 완성되었으며, 이제 우리는 자타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계적인 핵전략국이 됐다”는 주장도 실려 있다.

    방송은 전직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간부였던 리정호 씨의 주장도 전했다. 리씨는 “나도 북한에 살 때 이런 강습을 많이 받았다”며 “노동당에서 출판한 것은 당의 핵심 사상과 정책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고, (강습)제강은 김정은의 사상과 정책이 반영된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리씨는 “북한 당국의 내부 소식을 계속 전해듣고 있는데, 비핵화가 아니라 오히려 핵무력을 강화하라는 지침을 받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김정은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노동당과 북한 당국의 입장이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지만, 비슷한 시기 군부를 대상으로 한 대외비 문건을 통해서는 핵무력을 더욱 강화해 세계적인 핵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것을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로 명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