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연구소 크로닌 석좌 분석…"비핵화 이끌어내기 위해 굿캅·배드캅 협상전략"
  •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방부, 국가안보회의(NSC) 등에서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은 엇박자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 이와 관련,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석좌, 수전 손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대행,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 등의 주장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크로닌 석좌는 “볼턴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북한에 대한 의견차이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고의적인 전략이지, 언론이 인식하는 것처럼 의견충돌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크로닌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김정은이 미국도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할 의사가 있는지 지켜볼 것이고, 특히 김정은이 비핵화 합의를 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굿 캅’, 볼턴 보좌관은 ‘배드 캅’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로닌 석좌는 “북한은 손자병법의 전형적인 전략인 대통령과 참모를 이간질하는 ‘분열시킨 뒤 정복(divide and conquer)’하는 수법을 쓰는데,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 고위관리 비판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간에 개인적인 대북 인식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정책, 전략,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 내부의 ‘엇박자’로 보이는 행동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른 전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미국의 대북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손턴 전 차관보대행은 “볼턴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 간 의견차이가 대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이들이 어떤 시각인지 보면 (이런 차이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트럼프 정부 대북정책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손턴 전 차관보대행은 “군사전문가들은 기술적 측면에서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으로 보는데, 볼턴 보좌관도 이런 시각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한 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북한과 외교적 협상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 방점을 찍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평가절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스월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백악관·국방부·국무부에서 엇박자로 혼란과 불일치가 보이지만, 정책논의에서는 언제나 이런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을 제안하지만 결국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역시 대북제재 완화를 비롯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 사이를 갈라놓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볼턴 보좌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대행이 이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발사체는 작은 무기에 불과하며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판단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과 한국의 여러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사이에 ‘심각한 의견차이’가 존재한다는 식으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