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호의 날' 행사 연속 불참한 대통령…'전장서 진 꽃들' 품지 않는 軍통수권자 유감
  • ▲ 차가운 부조를 어루만지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들. ⓒ뉴데일리
    ▲ 차가운 부조를 어루만지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들. ⓒ뉴데일리
    지난 3월 22일에 제4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기념식에 2년 연속 불참했다. 작년에는 해외 순방 일정으로, 올해는 대구 일정 때문에. 대신 페이스북에 추모 글을 남겼다. “마음 한쪽은 서해로 향했다… 어떤 순간에도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겠으며 평화의 바다가 용사들의 희생 위에 있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이 발발했다. 북한은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하여 대한민국을 선제공격했다. 이 전투로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이 전사했고, 군인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이 침몰했다.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이창기 준위를 비롯한 46명의 젊은 용사들이 전사했고, 구조 과정에서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다.

    꽃다운 생명이 진 자리에 남은 사무친 그리움과 눈물 자욱. 진 꽃을 품어야 하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품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니. 학창시절 마음을 울린 정호승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마음 속에 박힌 못을 뽑아 /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 마음 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못과 말뚝이 박힌 자리에 꽃을 어떻게 심는가.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다운 생명이 진 자리에 눈물과 꿈의 꽃이 피어난다.

    꽃다운 헌신을 매순간 기억하겠다는 거짓말은 안 하겠다. 다만 국군통수권자로서, 눈물의 꽃을 심는 자리에 몇 시간만이라도 동참할 수 없었을까. 

    천안함 폭침 주범 환영한 軍 통수권자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2002년, 전사자 합동영결식은 정부 주도가 아닌 해군장으로 치러졌다. 당시 합동영결식에 김대중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의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았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런 김영철이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를 국군통수권자가 두 팔 벌려 환대했다. 김영철의 방한을 지켜봐야만 했던 유가족의 가슴에 또다시 박힌 못과 말뚝. 못과 말뚝 박힌 자리에 다시 꽃이 필 수 있을까. 

    군인은 국민을 보호하다 자신의 생명을 희생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런 사명감과 희생정신으로 무장된 군대 없는 국가는 위기 상황에서 보호받을 수 없다. 군대가 중요하고, 국군통수권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대한민국의 국군통수권자는 어떠한가. 행여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도 참석하지 못했다. 김대중의 햇볕정책부터 문재인의 평화 절대주의 정책이 가져온 결과는 무엇인가. 북한은 여전히 상당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희생한 군인을 품어야 하는 이들에게 대통령은 아무런 꿈을 심어주지 못했다. 대통령으로서 아름다울 권리를 포기했다. 무엇을 위해? 북한을 위해.

    2년 연속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하는 대통령은 어느 국가의 국군통수권자인가. “마음 한쪽은 서해로 향했다”니. 마음 전체를 담아 기념식에 참석할 수 없었는가. 이런 국군통수권자 앞에서 누가 군인의 꿈을 품을지 의문이다. 

    너무나 무정(無情)하다. ‘사람이 먼저다’, ‘어떤 순간에도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겠다’ 등의 미문(美文)만 뽑아내면 뭐하는가. 행동이 아름다워야지. 행동이 없으면 모조리 허공에 흩뿌려질 말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가슴에 박힌 못과 말뚝의 자리를 알아야 한다. 그것을 뽑아내 꽃을 심어야 한다. 꽃은 아름다운 말이 아니다. 눈물이며 꿈이다. 이는 말로써 되지 않는다. 

    그러나 2년 연속 보여준 행보는 아름다운 말뿐이었다. 허울뿐인 그 아름다움은 지금 어디에 꽃 한송이라도 피워냈는가. 정치인의 말은 쉬이 믿을 게 못 된다. 문 대통령의 무정한 행보가 아쉽고 안타깝다. 

    <필자소개>
    성채린 (1995년생)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
    거룩한 대한민국 네트워크 회원
    (사) 대한민국 통일건국회 청년단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