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외무성 대변인 발언 "통신 기자재 강탈… 스페인 당국, 책임지고 수사를"
  • ▲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차량이 나오는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차량이 나오는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스페인 주재 대사관 습격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놨다. 스페인 대사관에서 ‘통신기자재’를 탈취당했으며, 이번 사건은 명백한 테러로, 스페인 정부가 끝까지 책임지고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월31일 외무성 대변인과 질의응답 내용을 보도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월22일 무장괴한들이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하고, 직원들을 결박·구타·고문하고 통신기자재들을 강탈해가는 엄중한 테러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외교대표부(대사관)에 대한 불법침입과 점거·강탈행위는 국가 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으로, 이런 행위는 국제적으로 절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이번 테러는 미 연방수사국과 반공화국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돼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사건 발생지인 스페인 당국이 사건 수사를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해 테러분자들과 그 배후조종자들을 국제법에 맞게 공정하게 처리하기를 바라며, 그 결과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라고 밝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직접적인 행동’에는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북한 측 발표 가운데 “통신기자재를 강탈당했다”는 대목은 지난 3월24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블로그에 올린 내용이 사실이었음을 입증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3월31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사건 발생 후 37일 만에 반응을 내놓았다는 것은 공식 입장 발표를 놓고 고심을 많이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이 침묵 끝에 반응을 내놓은 것은 최근 스페인 당국이 사건 주모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 FBI가 스페인 측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국제여론이 북한에 동정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페인 당국이 사건 수사를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해 달라”는 요청의 경우에는 북측이 이런 공식 입장을 현지 대사관 각서 등의 형태로 스페인 외교부에 공식 전달했음을 의미한다면서 “북한은 스페인을 압박해 ‘자유조선(구 천리마 민방위)’의 실체를 밝혀내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