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여론조사… 나루히토 외동딸 감안 "여성 왕위 계승" 왕실전범 개정 움직임
  • ▲ 2015년 12월 나우히토 왕세자 52세 생일날 궁내청이 공개한 가족사진.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 친왕비, 도시노미야 아야코 공주(내친왕)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ㅈ.
    ▲ 2015년 12월 나우히토 왕세자 52세 생일날 궁내청이 공개한 가족사진.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 친왕비, 도시노미야 아야코 공주(내친왕)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ㅈ.
    일본 사회에 2019년은 중요한 일들이 많은 해라고 한다. 5월에는 아키히토 일왕에 이어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할 예정이고, 6월에는 오사카에서 G20 회의가 열린다. 아베 신조 日총리 또한 신년 부모 산소를 찾은 자리에서 왕위 계승에 대해 말할 정도였다. 아베 日총리는 지난 4일에는 새 원호(元号)를 4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도쿄신문’은 지난 3일 새로 즉위할 왕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의식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조사 결과 일본인의 46%는 국제사회와의 친선 활동을, 42%는 재난 재해 지역 위문을 새로 즉위하는 왕에게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28%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22%가 現아키히토 일왕과는 다른 활동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인의 70%가 곧 퇴위할 현재의 아키히토 일왕의 활동과 관련해 재난재해 지역 위문을 매우 높게 평가했고, 이어 국제친선활동(37%), 전몰자 위령식 참석(29%)을 꼽았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일왕이 현재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몰랐다고 한다. 새로 왕위에 오를 나루히토 왕세자가 재난재해 방지와 환경 보호를 포함한 ‘물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활동을 벌인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물음에 일본인 74%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일본인 71% “왕실에 관심 있다”

    하지만 왕실을 보는 일본인들의 시각은 대다수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71%가 "왕실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일왕에 대한 느낌을 묻자 응답자의 50%가 “친근감을 느낀다”, 19%가 “멋지다”고 답했다.

    신도(神道) 양식의 즉위식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것과 관련해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5%가 “문제없다”고 답했고, 6%의 응답자는 “더 신도 양식으로 해도 문제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일본인 대부분은 새 왕의 즉위식을 예전보다 덜 화려하고 복잡하게 치르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7%는 “과거 수준을 넘지 않도록 예식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답했고, 34%는 “예식을 대폭 간소화해서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왕에 대한 일본인의 호감도는 아베 정부에게 매우 중요하다. 아베 정부를 사실상 뒷받침하는 세력이 ‘일본회의’인데, 이곳을 후원하는 곳이 전국 8만여 개의 신사(神社) 연합이다. 신사의 상징적 수장이 일왕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일왕에 대한 호감도가 곧 아베 정부의 힘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나루히토 왕세자의 즉위가 다가오자 일본 사회 일각에서는 왕실전범(황실전범)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나루히토 왕세자의 자녀가 외동딸 도시노미야 아이코 공주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동생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왕자의 아들이 바로 일왕에 즉위할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사회적으로 “여성도 왕위를 계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거세지면서 왕실전범 개정 논의 요구가 커졌다. 만약 올해 5월을 전후로 왕실전범이 개정되면 일본에서는 메이쇼 일왕 이래 400여 년 만에 여자 일왕이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