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검찰 "암살조 15명 터키서 범행… 시신 어디 버렸는지, 누가 지시했는지는 아직 몰라"
  • ▲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가기 직전 CCTV에 포착된 카쇼기의 모습ⓒ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가기 직전 CCTV에 포착된 카쇼기의 모습ⓒ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터키 검찰이 10월 31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쇼기는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서자마자 목이 졸려 사망했으며 시신은 토막 났다고 밝혔다. 美‘ABC 방송’은 카쇼기 살해가 미리 계획된 것이라는 이르판 피단 터키 검사의 말을 전했다. 터키 검찰은 부검의로 확인된 사람을 포함해 15명의 사우디 암살조가 영사관에서 카쇼기를 살해하기 위해 터키로 날아왔다고 밝혔다.

    美‘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카쇼기가 살해되던 도중 생긴 소리를 녹음한 파일을 갖고 있으며 지나 해스펠 국장 등 CIA 관계자들에게는 이 파일을 전달했지만 일반에게 공개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터키 수사관들은 사우디 외교관용 차량들이 카쇼기가 살해되기 전날 밤 벨그라드 숲을 정찰하는 CCTV 영상을 근거로 이스탄불 외곽의 숲지대 두 곳에서 카쇼기 시신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수사관들은 지난주 시신 수색 작업을 종료하고 대신 범인들이 카쇼기의 시신을 버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영사관과 그 주변에서 수색을 실시했다. 사우디 측은 “카쇼기의 시신을 어디에 처리했느냐”는 터키 당국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롯한 터키 관료들은 사우디 측이 카쇼기의 시신 위치를 포함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아 수사를 방해하는 셈이라고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31일 터키 검찰이 카쇼기 사건의 일부 밝히긴 했지만 살해 지시를 누가 내렸는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를 알고 있었는가 하는 핵심적인 의문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서방 관료들은 이 사건이 빈 살만 왕세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벌어졌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사우디의 한 관료는 이날 “사우디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카쇼기 살해가 미리 계획된 것이었다고 결론짓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가 터키 측으로부터 그런 정보를 받았다고 확인했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터키 당국은 사우디 정부가 구금 중인 카쇼기 살해 용의자 15명을 인도하라고 요구했지만 아델 알-주베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용의자들은 사우디 법에 따라 재판을 받을 것”이라며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은 사우디 측에 카쇼기 살해 사건의 전말을 밝히라고 연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