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공동 평양行 연출 무산… 판문점선언 긍정 여론 조성 기대 '반감'
  •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제1, 2야당이 평양 정상회담 동행에 빠지면서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 국회 통과 가도에 안개가 끼인 모양새다.

    특별수행단의 평양행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진보 계열 당 대표들만 동행하게 됐다. 여야 대표들이 북한 김정은을 만나 경제 교류의 필요성을 공감하길 원했던 여권의 계획이 '반 쪽자리'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평양 회담 후 민주당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에 대한 여론의 높은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 문제에 대한 국회 논의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일 문재인 대통령과 저하고 3당 대표가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같이 가서 그쪽 사람들과 대화 많이 할 것이다. (남북 국회회담 관련) 심도 있는 대화를 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다음 달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이 함께 국회 차원의 방북과 회담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방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 체제의 기반을 공고하게 다지고 민족 공동번영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주춧돌이 마련되길 바란다"면서도 "이런 역사적 만남에 국회만 반쪽으로 참여하게 된 점은 참으로 아쉽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다. 그런데도 보수 야당은 평양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한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남북 동행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비준 동의안 처리에 야당이 전향적으로 협력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비준 동의안 처리가 불투명해질 우려를 미리 드러낸 것이다.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은 평양회담 이후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에서는 청와대에서 붙인 비용 추계서에 대한 검증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판문점 선언 뒷받침 필수적"… 김병준 "회담 위한 회담 안 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민주당과 맥을 같이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오전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저와 이해찬·이정미 대표 이렇게 세 사람이 국회에서 가게 되는데, 일단 (방북 목적은) 국회회담 성사가 초점이 아닐까 싶다"며 "판문점선언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회 비준이 필수적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일단 남북 국회회담의 틀이 가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이날 긍정적 기대감을 표했다. 이정미 대표는 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이해찬·정동영 대표와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북의 최고인민회의 지도자들을 만나, 국회회담의 물꼬를 트고 남북화해와 평화시대를 열기 위한 정치권의 공동 노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방북 이후 남북 국회회담과 판문점선언의 비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다시 한 번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특별수행단의 방북에 대한 우려 섞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말 회담을 위한 회담이 돼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러지 않고 우리가 너무 빨리 가서 경협과 또 다른 이야기들 종전선언이나 이런 것만 잔뜩 이야기되는 회담이 돼서는 안 된다"며 "비핵화와 관련해서 핵물질이나 핵 물질이 있는 장소나 내용에 대해서 신고하고 검증을 받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을 받아오는 그런 회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