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국회 판문점 선언 비준에 부정적… "비준 대상 아닌데 요청해 갈등 일으켜"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 대표가 지난 10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 초청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연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의장에게 분명히 전달했고, 그 중간에 청와대 어디로부터도 정당 대표 수행 또는 동행에 대한 의견 제의가 없었던 상태에서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당시 저는 SBS 토론이 있어서 갔는데 TV에서 임종석 실장이 국회의장단과 당 대표를 초청한다는 기자회견이 나오더라. 상당히 놀랐다"며 "속으로 좀 언짢았다. 이건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靑 공식 제안 없었는데 회견, TV 보고 알았다

    그는 "지난 일요일(9일) 문희상 의장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제가 '그게 될 일이냐'는 말을 한 뒤 지도부와 논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후 최고위에서 입장을 말하고 국회 비준동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을 할 때가 아니다"며 "치열한 기싸움과 수싸움으로 북한 비핵화의 길을 열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여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이지,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를 데려가서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反) 평화세력으로 규정하려는 비열한 정치공작"

    이날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선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안에 대한 부정적 견해들이 쏟아졌다.

    박주선 의원은 "판문점 선언 내용을 보면 1-6조항 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재정 부담 규모 및 방법을 확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북관계발전법 21조 3항에 따른 중대한 재정 부담이 수반된다고 보기 어렵고, 당연히 국회 동의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남북관계발전법 21조에 따라 대통령이 남북합의서에 대한 비준 권한을 갖고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비준할 수 있다"며 "왜 국회 비준 사항도 아닌 것을 요청해 남남갈등과 국회 협치를 파괴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동철 의원도 "진정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평화냐 대결이냐는 (편가르기만 있다)"며 "'국민들 보십쇼. 바른미래당은 평양에도 안 가고, 판문점 선언도 반대하는 거 보니까 평화세력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걸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얼마나 비열한 정치공작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상욱 의원은 "국회 비준동의 협조 문제를 문제삼았던 것은, 비준에 협조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비준할 조건을 충족했을 때 논의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지 의원은 "화장실에서 바지를 내리고 용변을 보느냐, 용변을 보고 바지를 내리느냐는 똑같은 행위지만 천양지차 차이를 가져온다"고도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선 김관영 원내대표가 중재안으로 제시했던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에도 회의적인 의견이 나왔다.

    이언주 의원은 발언에서 "제가 변호사라면 결의안에 대해 이견이 없겠지만 우리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과 국회 비준안 통과시키는 것은 정치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의안도 서두를 필요가 없고, 남북회담 이후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해도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