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에 경제적 지원 확대" 언급 …유공자들 "광복회관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
  •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독립유공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했다. 사진은 기념촬영본.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독립유공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했다. 사진은 기념촬영본.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는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4일 영빈관 1층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 등을 초청한 자리에서 "해방이 되거든 고국에 묻어달라는 안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에 北과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사업 추진"

    문 대통령은 "자유와 평화를 향한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정신과 발자취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독립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힘이자 정신"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여성 독립운동가 202명을 새로 발굴하고, 그 가운데 26명에 대해 서훈과 포상을 결정했다"고 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하얼빈역에서 일본의 초대 총리대신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저격, 사살했다. 그는 이후 체포돼 뤼순감옥에 수감됐고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아 순국했다.

    당초 안중근 의사는 두 동생에게 "내가 죽거든 내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독립이 되거든 고국으로 옮겨달라"고 했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해는 물론 그 위치조차 불분명한 상태다. 이에 북한과 함께 유해 공동 발굴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보훈' 강조한 문 대통령

    또 문 대통령은 이날 보훈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보훈이야말로 강한 국가를 만드는 뿌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나라를 위한 헌신에 예우를 다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도리이자,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지사에게 드리는 특별예우금을 50% 인상했다"며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제대로 된 보훈의 시작"이라고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를 강조한 것에는 정치적 의미도 있어 보인다. 이날 참석자 중 한 명인 백암 박은식의 손자인 박유철 광복회장은 "독립운동 쪽에서는 건국절이 굉장히 중요한데, 대통령께서 거기에 대해 굉장히 확실하고 철학을 가진 분"이라며 "달라진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인 이종찬 임정 100주년 기념관 건립위원장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 때 행사는 형식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것 같았지만, 이번이 두 번째 참석하는데 솔직한 점이 있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이종찬 위원장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사촌 형이다.

    ◆"광복회가 광복회관 운영하게 해달라"

    한편 문 대통령은 경제적 지원확대를 언급했지만, 정작 생존 애국지사인 이태원 독립유공자는 문 대통령에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총 본부인 광복회관을 종전과 같이 반드시 광복회가 관리 운영해 나가도록 해 달라"고 청원했다.

    이 유공자는 "오는 8월 하순이 되면 독립운동의 상징적 건물인 광복회관의 새 건물이 돼 준공된다"며 "(그런데) 막상 준공일이 다가오니 정부에서 순직 선열 애국지사 기금으로 건축했다는 이유로 국가 소유로 바꾸겠다고 한다.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광복회원은 새 건물을 갖게 된다는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며 "우리 광복회원들은 지난 37년간 소유해온 광복회관을 도저히 넘겨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