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 '포퓰리즘' 선거공약… "군 면제 비용 마련하자" 중고시장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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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한국 정부가 “돈을 내면 군복무를 면제해준다”고 밝힌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터키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생겼다. 터키 의회가 26일(현지시간) 단발성으로 군복무기간 단축 조치를 의결했다고 관영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이 조치는 군복무 대상자가 1만 5,000리라(한화 약 349만 원)를 정부에 내면 3주짜리 군사훈련만 받으면 군복무를 모두 마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군 면제다.
- ▲ 터키 국방부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저격수. 이들은 의무복무 병사들이 아닌 직업군인들이다. ⓒ유튜브 터키군 홍보영상 캡쳐.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번 군복무 면제 프로그램은 1994년 1월 2일 이전에 출생한 병역 미필자를 대상으로 했다고 한다. 다만 이번 군복무 면제 프로그램은 신청 시한이 3개월로 한정돼 있다.
2017년 말 기준 터키 국민들의 평균 월급은 2,800리라(한화 약 64만 6,400원) 안팎이다. 청년층들은 평균 월급보다 적게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1만 5,000리라는 거금이다. 때문에 현재 터키에서는 군복무를 면제 받으려는 청년들이 트랙터와 가축, 자동차 같은 물건들을 급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한다. 현지 은행들은 청년들의 군 면제 자금 마련을 노리고 대출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의무 복무기간 5개월~12개월
터키 정부는 과거에도 해외에서 일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1만 리라(2013년 초 환율 기준 한화 약 630만 원)를 내면 군 면제를 해주기도 했다. 외신들은 터키 정부의 이번 군면제 프로그램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64만 명이 넘는 병력을 가진 터키는 모든 남성이 병역 의무를 진다. 고졸 이하의 남성은 12개월 군복무를 해야 하며 대학 재학 중에 입대한 사람은 5개월 보름 남짓만 복무하면 된다. 이렇게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하는 사람들은 쿠르드 민병대나 테러조직 ISIS와의 전투 등에는 투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자유가 없고, 매달 2만 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살아야 하는 군 생활을 꺼리는 터키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이번 군면제 프로그램 지원 소동에서도 나타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