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일각서는 '이승만 지우기' 아니냐는 시각도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열린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며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부 주도의 건국 70주년 기념식 행사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3·1운동·임정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은 또다시 '건국절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비서실장, 이용선 시민사회 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을 대거 이끌고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사)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 국무총리는 한상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과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3·1운동으로 분출된 민족의 역량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며 "지난 촛불혁명은 3·1운동의 정신을 이은 명예로운 시민혁명"이라고 했다. 나아가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며 "남과북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면 서로의 마음도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위원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특히 이날 오프닝에 나온 '지난 100년의 기억,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라는 주제의 영상에는 '대한민국 시작을 아시나요'라는 문장과 함께 숫자 2018이 표기됐고, 곧 역카운트 돼 1919에 멈췄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 년도를 대한민국의 시작이라고 공식화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1919년 임시정부 건국설'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야당시절에도 이같은 역사인식을 여러차례 나타냈다. 그는 2016년 8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립됐으므로 그 날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 반헌법적 주장입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난 3월 1일 했던 기념사에서 잘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저와 우리 정부는 촛불이 다시 밝혀준 국민주권의 나라를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3.1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임시정부 건국설'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임시정부 건국설 주장이 '이승만 대통령 지우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제가 훼손한 이상룡 선생의 본가인 안동의 임청각도 올해 말까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복원에 착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상룡은 1925년 이승만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 반대진영으로부터 탄핵당한 뒤 들어선 국무령제 임시정부에서 초대 국무령으로 추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