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추산 5만여 시민 참가…탈북자 지원단체도 참가해 눈길
  • 1일 오후 홍콩에서는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지 21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중국 행진이 개최됐다. 주최측 추산으로 5만 명이 참가했다.

    지난 6월 4일 열린 천안문사태 추모집회와 함께 홍콩의 양대 연례 시위로 불리는 이번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중국의 일당독재 및 홍콩주권침해 종식 그리고 일국양제 준수를 요구했다.

    100여 범민주파 및 독립파(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재야세력) 단체 등이 참여한 행진은 출발장소를 놓고 유례없이 경찰과 주최 측이 마찰을 빚었다. 집회주최 단체인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 Civil Human Rights Front)은 이를 탄압이라고 비판하며, 행진로 곳곳에 참가단체를 대기시킨 후 가세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시위는 별다른 마찰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시위대는 행진 도중 곳곳에서 중국에서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친중 시위대와 마주쳤다. 이들 시위대는 "중국 오성홍기와 국가(國歌)를 사랑하고 홍콩독립세력을 박멸하자"며 반중 시위대와 야유를 주고받았으나 그 이상의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다.

    민간인권진선 부간사인 아우녹힌(區諾軒)의원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홍콩정부는 홍콩인의 의사에 반하여 홍콩 고속철 역사에 중국 출입국 시설을 설치하는 일지양검(一地兩檢)과 중국 국가를 모독하면 최고 징역 3년이 나오는 국가법(國歌法) 실시를 강행하려한다. 이에 대해 오늘 행진에서 우리 홍콩인의 힘을 보여주고 오랜 숙원인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를 요구하러 거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 아우 의원은 지난 6월 4일 천안문사태 추모집회에서 대학생 단체들이 중국인 학생들 때문에 집회에 불참했다는 KBS의 보도에 대해 “그들은 천안문 사태가 홍콩과 무관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어 불참했다”고 확인했다.

    또한 오늘 행진에 참가한 범민주파의 대부 격인 마틴 리(李柱銘) 전 민주당 주석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은 일국양제 하의 민주주의를 인정하고 홍콩인들을 먼저 신뢰해야 한다. 대만 문제도 그들의 민주주의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늘 행진에는 홍콩 탈북자 지원단체인 ‘탈북자관주조(脫北者關注組)’도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 은신한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이 단체의 한 멤버는 오늘 행진에 참가한 이유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아직도 많은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홍콩인들에게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