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다" 서로 자처하다 단일화 실패… 안철수 3등 땐 정치생명에 심각한 타격
  •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선거 패배시 책임 공방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더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며 끝내 타협을 이루지 못했다. 야권의 표 분열이 불가피해지면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단일화가 서울시장 선거의 유일한 변수로 부상했던 만큼 야권 지지자 유권자들의 실망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리멸렬한 야당 본색'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선거 결과 3등을 한 후보는 '양보를 거부해 박원순 후보를 당선시킨 장본인'이라는 오명을 얻을 수 있다.

    양측 후보들도 선거 막판 '3등만은 피하자' 전략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박원순 후보에 날을 세우기보다 야권 후보 간 서로를 깎아내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단일화를 하려면 단일 정당을 먼저 만들고 당을 통합시켜야지 정당은 따로 하면서 (단일화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상대를 보고 계속 양보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정치 도의상 옳지 않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12일 자신의 지역구였던 노원구에서 유세하며 "박원순 후보의 7년 실정을 끝내고 3선 연임을 막으려면 3번 안철수를 찍으면 된다"며 "김문수 후보를 찍으면 반대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전날에도 "김 후보가 서울시장 당선에 전혀 관심이 없고 잿밥인 선거 이후에 있을 정계개편에만 관심이 있다"며 "야권 시민들의 마음을 오히려 배신하는 행위"라고 김 후보를 비난했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선 단일화 무산에 김문수 후보보다 안철수 후보가 더 조급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문수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나섰다는 명분이 있지만,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패배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주자였던 안 후보가 3등에 머문다면 정치생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