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사태 29주기... 11만 5000명 시민 “공산당 독재 종식” 외쳐
  • 홍콩에서 4일 밤 천안문 사태 29주년 추모집회가 주최 측 추산 11만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집회에서는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작년에 사망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새롭게 부각되었다. 집회 주관 단체인 ‘홍콩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 연합회’(지련회, 支聯會)는 집회 일주일 전부터 번화가 코즈웨이 베이의 타임즈 스퀘어에 류사오보 석고상을 전시하여 분위기를 고조시켜 왔다.

    또한 집회 당일 행사장 곳곳에 류샤오보 석고상이 설치됐으며, ‘지련회’는 류사오보 사망 1주기인 7월 13일 추모집회를 예고했다.

    ‘지련회’는 이번 집회를 ‘중국 영토에서 열리는 유일한 천안문 사태 추모집회’라고 규정하며 시민들의 참가를 독려했으며, 실제 참가 인원수는 작년의 10만 명을 상회했다.

  • 집회에서는 천안문사태 희생자 및 류사오보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으며, 천안문 사태 희생자 가족들의 근황을 담은 동영상이 방영됐다. 시민운동가들과 범민주파 입법회 의원들은 단상에서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 ‘건설 민주중국’ ‘정치범 석방’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련회’ 주석을 맡고 있는 리츅얀(李卓人)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번 집회는 중국의 일당독재에 대해 홍콩인들의 저항의식을 성공적으로 보여줬으며, 장래 있을지도 모를 중국의 침략에 대해 홍콩인의 성숙된 저력을 보여주며 민주주의를 지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빅토리아 파크에서 오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집회는 별다른 소동 없이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었으며, 집회장 주변에서는 조셉 젠(陳日君) 홍콩교구 추기경이 주관하는 야외 추모미사를 비롯하여 범민주파 각 정치단체의 선전전이 벌어졌다. 일부 정치인들은 집회가 끝난 후 심야 시가행진을 벌였다.

    한편 중국 당국은 천안문 사태와 관련한 보도 통제를 실시하여, 홍콩에서 발행하는 신문에서 천안문 사태 관련 기사를 모두 가위질한 뒤 출간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