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주파 의원들, 위원회 종료 후 '위헌' '할지파괴 일국양제' 피켓 들고 항의
  • 홍콩 입법회에서 7일 오전 입법회 주석(국회의장)이 아닌 위원회 주석(상임위원장)이 위원회 심의 도중 범민주파 의원 4명을 경위들을 동원해 물리적으로 퇴장시키는 사건이 벌어졌다.

    날치기가 일상화된 같은 동아시아의 한국, 일본, 대만의회와 달리 의회토론 중심의 영국식 의회제도를 운영중인 홍콩에서 이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전문가들은 이런 물리력 행사는 주권반환 이후 계속된 중국의 영향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범민주파와 야당 언론은 이를 ‘월권행위’, ‘홍콩민주 흑역사의 날’ 이라며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7일 오전 홍콩-중국간 고속철 일지양검(一地兩檢, 홍콩측 역사에서 홍콩-중국 출입국심사 동시실시) 조례 초안 위원회에서 친중파 레지나 입 (葉劉淑儀) 위원장은7일을 초안 심의 마지막날로 정하고, 의원들에게 관련질의를 규정된 시간인 2분이 아닌 1분으로 해 줄것을 요청했다.
  • 그러자 범민주파 의원들이 레지나 입 위원장을 향해 시간이 모자라다며 항의했고, 입 위원장은 경위들을 시켜 이들 중 3명을 지목하여 물리력을 동원해 퇴장시켰다. 이들은 고성을 지르거나 의사진행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 직후 “잘했다”며 조롱성 박수를 친 또다른 범민주파 의원에게 입 위원장은 “누구냐”고 소리친 후 불쾌한 표정으로 퇴장을 명령했고, 경위들은 극렬 반발하는 그 의원을 끌어냈다.

    직후 범민주파 타냐 찬 (陳淑莊)의원은 발언에서 “법률 심의가 아직 다 안 끝났다. 9월 완공에 맞추려고 무리를 쓴다”고 항의하며 눈물을 흘렸다.

    타냐 찬 의원은 직후 필자와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입법회 주석이 아닌 레지나 입 위원장의 퇴장 명령은 직권남용이다. 또한 고속철 완공에 맞춰 심의할 법률사안을 다 무시하고 오늘로 심의를 끝내는 것은 위헌이다” 고 비난했다.
  • ‘일지양검’은 중국측 출입국 관리시설을 치외법권 지대로 설정하게 되어 있어 주권침해 논란이 있으며, 사과일보(Apple Daily)는 이 법안을 할지양검(割地兩檢)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홍콩-중국 고속철 완공시기인 9월에 맞춰 입법회 조례안 통과를 서두르고 있고, 범민주파 의원들은 통과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영국식 관습법 체계대로 초안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 일지양검 조례안은 오는 6월 6일 본회의 심의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