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기자들에 식사 제공 후 계산 안 해 '뭇매'… 朴 "여러 비판 달게 받겠다"
  •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 대전시당 주요 당직자들이 기자들에게 술과 식사를 제공하고 주인 동의 없이 약 20만 원어치의 술값 대신 명함을 주고 자리를 떠나 외상 갑질 및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박범계 의원은 31일 "관리 책임자로 책임의 일단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박범계 의원은 지난 29일 대전 둔산동에서 기자들과 1차 식사를 한 뒤, 2차로 권모씨의 호프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6~7명의 기자와 시당 당직자 2명이 동석했다. 식당 주인 권모씨는 이들이 음식값을 계산하지 않고 명함만 주고 떠났다고 다음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하소연했다.

    권모씨는 "(전날 저녁)민주당 박모 의원 하고 9명이 와서 외상을 달고 갔다"며 "처음 봤는데 언제 봤다고 무슨 신용이 있다고 배짱으로 다음주 화요일에 와서 준다는 건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된다고 하니 자기들은 명함으로 사는 사람들이니까 믿으라고 했다"며 "꼭 믿으라며 당당하게 명함을 주고 나갔다. 이러니 내가 정치꾼들 어찌 믿겠느냐"고 토로했다. 국회의원이라는 특권 의식을 남용해 정치 혐오 현상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며 논란이 커지자, 박 의원은 다음날 사안의 책임을 인정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 비판을 달게 받겠다. 모두가 시당위원장으로서 제 책임"이라며 "시당 당직자가 외상 운운에 명함을 내밀고 한건 매우 적절하지 않은 처사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련의 일들과 뼈아픈 말씀들에 '실제로 내가 달라졌나, 기득권화되었는가, 권력에 도취되었나, 권력이 있는가' 자문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며 "제 얼굴이 알려져서 여러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것에 다소 고무되고, 우쭐했던 것도 사실이고 반성할 일"이라고 했다.

    나아가 "카페(호프집) 주인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뼈아픈 말씀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덧붙였다.

  • ▲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캡쳐.
    ▲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캡쳐.

    해당 논란에 대해 야당들은 거센 질타를 이어갔다. 자유한국당은 박 의원 일행이 음식값을 개인이 아닌 시당 차원에서 제공했으니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보도대로 박 수석대변인이 식사와 주류를 제공했다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대전시 선관위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의 엄정한 집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114조는 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회의원은 아무 데나 가서 막무가내 외상을 해도 되나"라며 "특히 주인공인 박범계 의원이 여당의 적폐청산위원장이라는 사실에 국민들은 더욱 놀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부와 여당을 보면 자신들은 만고천하에 순결하고 지고지순한 척을 다하는데 온갖 불거지는 행태들은 더 지저분하고 너저분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무전취식 갑질 외상 박 의원을 당장 징계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철저히 조사해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전시당은 해명 자료를 내고 "29일 기자 간담회는 공직선거법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에 정당의 경비로 식사류의 음식물 제공이 가능하다는 조항에 따라 만찬을 겸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간담회 이후 호프집 미팅을 이어 열었고, 모임 종료 후 사무처장이 비용을 계산하려다 카드 사용이 안 돼 불가피하게 외상을 하게 됐으며, 다음날인 30일 오후 지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범계 시당위원장은 간담회 종료 전 열차시각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떴으며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