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치활동 '기대감' UP… "대선 나갔었는데 도지사 생각하겠냐" 큰 꿈 암시
  •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을 계기로 '큰 정치' 행보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25일 오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직후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의 소회와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16년 총선 직전 유권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 아니라는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 약 2년, 685일의 시간이 걸렸다.

    김진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이제야 좀 꼬리표를 떼고 잘 좀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1년 넘게 고생 아닌 고생을 하고 그랬는데 다신 재판이라는 것은 받을 게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와 마찬가지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었던 김진태 의원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아냈다. 항소심 법원은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선고했고 이날 상고심에서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애초에 무혐의로 판단했던 사안이 재정신청을 통해 기소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상고심까지 가지고 간 검찰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김진태 의원은 "검찰이 그동안 잘해왔는데 마지막에 대법원에 상고하는 건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처음부터 검찰 자신이 무혐의로 결정했던 사안인데 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으면 '그것 봐, 우리 결정 맞잖아'라고 오히려 환영해줘야 하는 것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내가 검찰에 있었을 때는 이러지 않았다"며 "소신도 논리도 없고 왜 이런 결과가 벌어졌는지는 이런 식으로 정권에 휘둘리고 있으니 욕을 얻어먹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 ▲ 대법원 무죄 판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는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대법원 무죄 판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는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재판이 계류 중이었을 때에는 소속 상임위인 법사위에서 제1야당 간사 역할에 집중했던 김진태 의원이 이날 상고심 판결과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정치활동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적폐청산 정치보복 수사 △이른바 평양올림픽 논란 △이른바 사회주의 개헌 논란에 대한 단호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피고인 딱지'는 뗐는데, '적폐 딱지'는 못 뗐다"며 "좌파와 반대되는 사람을 전부 수사하고 잡아가는 것이라면 기꺼이 적폐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폐청산 수사가 끝도 없이 계속되고 있는데 최소한 균형은 갖춰져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 불의 공소시효는 한 달도 안 남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500만 불을 받은 것이 노 전 대통령 퇴임 날인 2008년 2월 24일의 이틀 전인 22일인데, 공소시효가 그로부터 10년 뒤인 내달 21일 24시까지라는 지적이다.

    김진태 의원은 "그것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면서 우리 당에서 고발장까지 냈는데, 여태까지 고발인 조사도 안 냈다"며 "이래가지고 어떻게 수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MB(이명박 전 대통령) 적폐 수사는 불이 나도록 이렇게 뛰면서 노 전 대통령 건은 처박아놓고, 이제 한 달만 기다려 공소시효를 넘기면 된다 이러고 있으니 적폐청산이라는 게 호응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날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올 것이 온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끝나고 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주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김정은 쪽에 너무 요구를 들어주고, 현송월이 방문했는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 맞고 그러면 잘못하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라며 "북한에 발맞추다가 나중에 올림픽을 끝내놓고 또 북한이 핵실험하고 뒤통수 맞으면 그때는 국민들이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될 테니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줏대를 가지고 해야 된다"며 "(북한이) 인공기를 소각한 사람을 처리하지 않으면 불참할 수도 있다는 건 대놓고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냐"고 소리를 높였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으로 선임된 김진태 의원은 "(지난) 개헌특위에 좌파 인사들이 들어간 것 같다"며 "사회주의로 갈 수 있는 자문보고서 문제 제기에 대해서 '그야말로 자문에 응한 것뿐이니까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한국당은 참고도 않을 것이고 그건 쓰레기통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본지 기자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본지 기자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진태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한국당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당의 미래 인재치고는 그간 소극적인 정무 활동을 보여왔는데, 20대 국회 의정활동 상반기를 옥죄었던 굴레에서 벗어난 만큼 나라와 당의 위기 속에서 향후 어떤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리는 대목이다.

    이날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김진태 의원은 "무죄까지 받게 된 것에는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신 덕분"이라며 "그래도 양심적인 대법관이 있구나, 그래서 이 억울함을 다 풀 수 있었지 않았나,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대법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 받느라고 여러 활동도 알게 모르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힘든 나날이었는데, 앞으론 못 한 것까지 두 배로 더 열심히 싸우고 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6·13 지방선거에서의 모종의 '역할론'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혹시라도 강원도지사를 염두에 두고 질문한 것이라면 대선까지 나왔는데 도지사를 깊이 생각해봤겠느냐"며, 그의 향후 정치 활동의 시선이 도지사보다 훨씬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