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카라마조프·웃는 남자' vs 라이선스 '안나 카레니나·마틸다' 등 다채
  •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경기 침체에도 올해 뮤지컬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 장기간 숙성된 창작 뮤지컬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는데 이어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대작 뮤지컬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새롭게 개막하는 신작부터 반가운 재공연까지 2018 뮤지컬 소식을 전한다.

    ◇ 창작 지원 프로그램 개발 작품, 정식 무대로

    상반기에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카라마조프'(1월 3~14일·아르코예술극장)와 '브라더스 까라마조프'(2월 10일 4월 15일·수현재 씨어터), '레드북'(2월 6일~3월 30일·세종M시어터), '홀연했던 사나이'(2월 6일~4월 15일·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는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관객에게 선보였다.

    '카라마조프'는 2017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과 2016년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 공모전에 선정돼 리딩공연을 올린 바 있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2016년 수현재 작가데뷔 프로그램 '통통통 시즌1'을 통해 발굴, 지난해 2월과 10월 쇼케이스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두 작품 모두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유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소재로 한다. 아버지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형제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 군상과 무수한 에피소드를 담은 방대한 원작을 영리하게 집약했다.
  • '레드북'은 '2016 공연예술 창작 산실 우수 신작' 선정작으로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한정석 작가와 이선영 작곡가 콤비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가장 보수적인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슬플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한다'는 엉뚱하지만 당당한 안나와 고지식한 변호사 청년 브라운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홀연했던 사나이'는 2013년 연희단거리패가 제작한 동명의 연극이 원작이다. 김태형 연출을 필두로 오세혁 작가와 다미로 작곡가가 합심해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2013년 뮤지컬 전문 팟캐스트 '자리주삼'이 진행한 창작프로젝트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창작산실에서 시연회를 가졌다.

    ◇ 고전부터 추리소설까지, 원작과 또 다른 매력으로

    올해는 '용의자 X의 헌신'(5월 대명문화공장 개막 예정), '웃는 남자'(7월 6일~8월 26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 고전 명작부터 현대까지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2016년 신규 콘텐츠 개발 지원 프로젝트 '만나다-동행'에서 리딩 공연을 가졌던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지독히 왜곡된 사랑으로 인해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수학자와 그 문제를 풀어야만 하는 물리학자, 이 두 친구 사이의 두뇌게임을 다룬다. 나루이 유타카의 연극 대본을 토대로 개발됐으며 정영 작가, 원미솔 작곡가, 정태영 연출 등이 참여한다.

    EMK뮤지컬컴퍼니가 '마타하리'에 이어 세계 무대를 겨냥해 제작한 두 번째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베일을 벗는다. '웃는 남자'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1869)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시대의 욕망에 희생돼 기형적인 얼굴을 가진 광대로 살아야 했던 그윈플렌의 비극적인 운명을 통해 뿌리 깊은 귀족제도와 부패한 왕정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외에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닥터 지바고'(2월말~5월 예정·개막샤롯데씨어터)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가 원작인 '맨오브라만차'(4월 개막·블루스퀘어)를 비롯해 '프랑켄슈타인'(6월 개막·블루스퀘어), '팬텀'(11월~2019년 2월·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등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 ◇ 설레는 첫 만남, 반갑다! 라이선스 뮤지컬

    국내 주요 뮤지컬 제작사 가운데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라인업을 발표한 곳은 마스트엔터테인먼트와 신시컴퍼니다. 두 제작사 모두 새롭게 선보일 라이선스 뮤지컬로 각각 '안나 카레니나'(1월 10일~2월 25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와 '마틸다'(9월 9일~2019년 2월 10일·LG아트센터)를 처음 무대에 올린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1828~1910)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안나 카레니나'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초연된다. 지난해 창립 90주년을 맞는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세 번째 흥행작이다. 작품은 1880년대 사랑 없는 결혼을 택한 귀부인 안나와 젊은 백작 브론스키의 비극적인 사랑을 담는다. 배우 옥주현과 정선아가 타이틀롤을 맡는다.

    신시컴퍼니가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판타지 뮤지컬 '위키드', '라이온 킹'의 계보를 잇는 '마틸다'를 아시아·비영어권 최초로 공연한다. 로얄 셰익스피어 컴퍼니가 제작한 '마틸다'는 2010년 영국 코트야드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사랑 받는 뮤지컬로 손꼽힌다. 

    '마틸다'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친숙한 작가 로알드 달의 작품이 원작이다. 천재소녀 마틸다가 물질주의에 찌들어 TV를 좋아하고 책을 증오하는 부모와 오빠, 아이들을 싫어하는 교장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 ◇ 봐도 봐도 즐거운 대형 흥행작의 귀환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 '킹키부츠'(1월 31일~4월 1일·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명성황후'(3월 6~4월 15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시카고'(5월 22일~8월 5일·디큐브아트센터), '노트르담 드 파리', '지킬앤하이드'(11월 개막·샤롯데씨어터), '엘리자벳'(11월~2019년 2월·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등이 관객 곁으로 돌아온다.

    삼연을 맞는 뮤지컬 '킹키부츠'는 찰리가 아름다운 남자 롤라를 만나면서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공장을 다시 일으킨다는 성공담을 유쾌하게 그린다. CJ E&M이 제작 단계부터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으로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어워즈 6관왕, 제20회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3관왕 등을 수상했다.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가 23주년을 맞는다. 이야기는 19세기 말 허약한 국권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 맞서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조선 제 26대 왕 고종의 왕비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다. 이번 공연에서 '명성황후' 역에는 김소현과 최현주가 낙점됐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오는 6월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0주년 기념공연을 펼친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전설적인 극작가 플라몽동과 유럽의 대표 작곡가 코치안테가 함께 만들었다. 15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사랑한 꼽추 콰지모도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 ◇ 역사 속 실존인물, 무대 위로 부활

    2017년은 역사적인 인물을 주인공을 한 작품들이 다수 제작되거나 재연된다.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담은 '1446'과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삶을 다룬 창작뮤지컬이 정식 공연되며, 러시아 천재 작곡가의 이야기 '라흐마니노프'를 다시 선보인다.

    대전예술의전당이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HJ컬쳐와 함께 뮤지컬 '파가니니'를 제작해 12월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한다. '파가니니'는 최초로 '비르투오소(Virtuoso)'의 명칭을 받은 인물로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브람스 등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줬다. '바이올린 협주곡 제 1번', '바이올린 협주곡 제 2번', '24개의 카프리치오' 등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오는 10월 공연될 '1446'은 지난해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해 여주시와 HJ컬쳐가 공동 제작한 창작 뮤지컬이다. 제목은 한글 창제라는 세계적인 위업을 달성한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해에서 착안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불리는 조선의 4대 왕인 세종대왕을 소재로, 그의 독창적인 리더십과 창의성을 조명한다.

  • ◇ 다시 만나는 중·소극장 뮤지컬

    지난해에 이어 잇따른 대작들의 향연 속에  중·소극장 뮤지컬이 대거 포진해 있다. 올해는 '마마 돈 크라이', '브라보 마이 러브', '번지점프를 하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록키 호러쇼', '더 데빌', '키다리 아저씨',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등이 이름을 올렸다.

    5번째 시즌을 맞는 창작 뮤지컬 '마마돈크라이'가 3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개막한다. 학문에는 완벽하지만 사랑을 얻는 일엔 번번이 실패하는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가 불멸의 삶을 사는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작가상에 노미네이트된 오리라 작가의 극본으로 새롭게 창작되는 주크박스 뮤지컬 '브라보 마이 러브(5월 4~27·M씨어터)를 한진섭 단장의 연출로 공연한다. 

    월간 더뮤지컬이 실시한 '2015년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번지점프를 하다'(6월 9일~8월 26일 M씨어터)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동명의 한국 영화를 뮤지컬화한 이 작품은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 깊은 감성을 전한다. 삼연으로 돌아오는 만큼 기존 공연과는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사진=각 공연기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