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기습회견에 非安 격노… 의원·대변인들끼리도 고성 오가
  •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당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당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의원총회가 난장판 속에서 끝났다. 의원총회에서는 의원들 간의 막말과 고성이 오가 통합을 둘러싼 국민의당의 갈등이 여과없이 표출됐다.

    당초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두고 의견 수렴을 하기로 했으나, 안철수 대표가 의원총회 2시간 전에 통합을 위한 전당원투표 실시를 전격 발표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20일 "합당을 빌미로 국민의당에 분란과 분열을 유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 자진사퇴를 촉구한다"며 불신임 결의안을 발표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가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합당을 발표하는 안철수 대표의 불통에 대한 규탄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의총 결과의 브리핑을 맡은 김수민 대변인과 김경진 대변인은 당대표 불신임 결의안의 의결 여부를 두고 입장이 엇갈렸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고, 이날 최종적으로 남아 계신 의원 숫자가 17명이라 의결정족수에 미치지도 못해 의결 사안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합·중도·반대에 서 있는 대표 1인씩 만나 충분한 숙의를 통해 결정하자는 중간지대 의원님들의 의견도 있었다"며 발언 강도를 낮췄다.

    반면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고, 이석(移席)한 의원 중에서는 위임한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을 구분했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당대표 불신임) 의결이 이뤄진 것이 맞다"며 "의총장에 계신 분들께 위임하신 의원님은 발표문을 돌려본 뒤 해당 내용에 합의하셨다"고 주장했다.

    김수민 대변인과 김경진 대변인의 진실공방으로 번지던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친안계 김철근 대변인이 "김동철 원내대표가 의결을 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냈다. 이에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웃기는 소리 하고 있다"고 발끈했고, 김 대변인은 "말 조심하라"고 소리치며 맞대응했다.

    통합파와 반대파 간에 고성이 오가자 소식을 들은 김동철 원내대표는 서둘러 의원총회장으로 뛰어왔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제가 마무리하면서 의결이란 말은 쓰지 않았는데, 오늘 자리는 안철수 대표가 기자회견한 통합 추진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자리였다"며 "정확히 표현하면 의결이란 말보다는 총의를 모았다는 게 맞다"고 진화에 나섰다.

    의원들의 이같은 격앙된 모습은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부터 계속됐다.

    안철수 대표가 의원총회에 오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불참하자,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안철수 대표를 데려온 뒤 공개 의원총회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의원은 "의원총회를 소집해 놓고 기자회견을 하는 건 어디서 배운 정치 행태냐"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뭐가 무서워 못나오는냐"며 "그 정도 간땡이 갖고 당대표 할 수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유성엽 의원도 "이런 비겁한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안 대표를 끌고라도 와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 의원의 발언에 송기석 의원과 권은희 의원이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느냐"고 반발했고, 또다시 장내에서는 소란이 발생했다. 결국 김동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의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불참에 대해 "안 대표는 오늘 오전 입장을 밝히셨고, 오늘 의총은 이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논의하는 자리로 생각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