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지사 "민주당, 여당 된 기분 만끽 안돼" 지역 공약 상기시켜
  • ▲ 송하진 전북도지사. ⓒ뉴시스
    ▲ 송하진 전북도지사. ⓒ뉴시스

     

    민주당 지도부가 정권교체에 따른 이른바 '자축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전북 민심의 빈축을 샀다.

    민주당 지도부는 7일 전북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이용해 총 17개 시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정권교체를 이뤄준 지역주민과 당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전북에서 개최한 데는 19대 대선과 연관이 깊다. 전북은 19대 대선 때 민주당에 64.8%의 표를 몰아줬다. 더욱이 이 수치는 민주당에 표를 준 17개 시도 중 최고 득표율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전북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못한 모양새다. 정권교체에 따른 지역 민원 해결을 원하는 지역민들을 상대로 '원론적 발언'만 늘어놓은 것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전북은) 당대표의 시댁 고장이고 최근에 첫 여성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정읍의 딸이 탄생했다"며 "대단히 든든하게 느껴지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대선에서 전북은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로 치면 64.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며 "전북도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이 헛되지 않도록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은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원내대표실 문은 항상 열려있다"며 "여기 지방자치단체장님들 지역위원장님들 필요한 일 있으면 언지든 방문해달라"라고 말할 뿐이었다.

    결국 이같은 발언에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쓴소리를 던졌다. 진정으로 '감사인사'를 위해 나선 것이라면, 지역공약 이행 등의 '답례'도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송하진 지사는 "(민주당이) 여당이 된 기분을 요즘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며 "그런데 만끽하는 선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하진 지사는 그러면서 "몇 가지 조금씩 더 언급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분만 말씀을 드리겠다"며 전북의 민원을 얘기했다. 송하진 지사가 언급한 민원은 '군산 현대 조선소 정상화' 및 '국가 주도 차원의 동학혁명기념사업', '탄소산업 육성' 등이다.

    송하진 지사는 전북 민원을 얘기한 뒤 "전북이 (민주당에) 64.8%라는 최고 지지율을 보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이 부분을 그냥 전북이 최고 지지율을 보냈으니까 '참 고맙습니다' 하는 차원이 아니고, 왜 그랬을까 한 번 마음속으로 깊이 새겨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못박았다.

    송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전북지역의 민심을 그대로 대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전북은 그동안 굵직한 정부 주도 사업에서 소외됐다는 게 중론이다. 즉 민주당이 여당이 됐다는 기분에 취해 지역민심 챙기기에 소홀할 경우, 다음 선거에선 19대 대선 때와 같은 득표율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충고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은 대선 당시 전북뿐 아니라 전 지역을 돌면서 약속한 지역 공약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면 전북 민심은 물론, 다른 지역의 민심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