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등 총출동 예우… 정운찬도 "감사하다" 싫지 않은 기색
  • ▲ 바른정당 지도부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모시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사진은 28일 바른정당 김재경 최고위원, 정병국 대표, 박순자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정운찬 전 총리와 손을 한데 모으고 있는 모습. ⓒ뉴시스 사진DB
    ▲ 바른정당 지도부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모시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사진은 28일 바른정당 김재경 최고위원, 정병국 대표, 박순자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정운찬 전 총리와 손을 한데 모으고 있는 모습. ⓒ뉴시스 사진DB

    바른정당 지도부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참석한 경제토론회에 총출동해 '모시기'에 나섰다.

    정운찬 전 총리는 28일 바른정당 유승민·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 경제, 길을 묻다'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이종구 정책위의장·이혜훈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전원과 국회의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바른정당 소속의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참석한 경제토론회이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총출동한 것은, 바른정당행(行)을 놓고 최종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정운찬 전 총리를 향한 '굳히기'에 돌입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운찬 전 총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놓고 행선지를 고심해왔으나,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박지원 대표로부터 몇 가지 불쾌한 일을 당하면서 바른정당행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성 정당에 입당할 경우 경선 과정에서 단순한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정운찬 전 총리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바른정당은 매력적인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최근 지지율 두 자릿수 대를 굳히기 시작하는 등 반등 기미가 완연해지면서 사실상 대선 후보가 안철수 전 대표로 굳어져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반면 바른정당에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라는 두 대권주자가 있지만, 지지율이 5% 미만에 머물러 있어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구도라는 관측이다.

    이런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한 탓인지, 정운찬 전 총리 측은 바른정당 김무성 전략홍보부본부장 측과 수 차례 접촉하면서 입당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데다 남경필 지사로부터 '경선 룰'과 관련해 거센 공격에 직면해 있는 등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져 있는 유승민 의원도 정운찬 전 총리를 향한 적극적인 '러브콜'에 합세했다.

    정운찬 전 총리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10년 후배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토론회 도중 "군 제대 후 복학해서 조순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는데 기말고사 때 정운찬 총리가 들어온 기억이 난다"고 인연을 강조하더니, 토론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바른정당에 와서 바른경제를 했으면 좋겠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한편 정운찬 전 총리는 자신이 참석한 토론회에 바른정당 지도부가 총출동해서 예우한 것과 관련해, 토론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감사한 일"이라며 싫지 않은 기색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은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이 경제 논의만 하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