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제 위헌소지에도 반박… 지지도 답보 '철수론' 불식 목적?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가 14일 전주 KBS 공개홀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 대선주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가 14일 전주 KBS 공개홀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 대선주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호남을 방문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이틀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날선 비판을 가했다.

    특히 지난 18대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를 위한 '양보' 논란과 관련해 전날 "짐승"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공을 펼친데 이어, 14일에는 "심약한 사람은 (양보도) 못한다"고 문재인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KBS전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 전북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지난 대선에서의 '철수'와 관련 "3자 대결로 가면 결국 정권교체가 불가능하게 되고, 이를 막으려면 제가 희생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대승적 결단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후보를 양보했던 이유는 대의를 위해 스스로 희생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대결 구도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앞섰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기 전 양자 구도를 가상했을 때에도 박근혜-문재인 구도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박근혜-안철수 구도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앞서면서 야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상대결에서도 앞서고, '안철수 신드롬'이 가장 강했던 시절에 스스로 대선 출마를 접은 것은 안철수 전 대표의 말처럼 "살면서 가장 힘든 결단"이었던 셈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같은 자신의 대승적 결단이 '간을 본다'거나 '유약하다'는 폄하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안철수 전 대표는 "항상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가 있는 것이 정치"라며 "그러다보니 저한테는 결단이었는데, 그걸 유약하다고 오히려 반대로 흑색선전, 왜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의 대담집을 통해 '양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맹공을 펼치고 있다. 전날 광주·전남 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서도 "심하게 말하면 동물도 고마움을 아는데,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출간한 자신의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지난 대선 만약 안철수 의원이 미국으로 가지 않고 함께 선거운동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질문에 "그런 식의 아쉬움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하는 많은 아쉬움들이 있지만 알 수는 없죠"라고 답했다.

    또한 '왜 붙잡지 못했나. 함께하자고 그렇게 단일화를 해놓고 미국으로 가버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란 거듭된 질문엔 "제가 안철수 의원이 아니니까 그 이유는 알 수 없죠. 그건 그분의 몫 아니겠나"라고 했다.

    마치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의원이 후보 단일화 이후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고, 이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패배했다는 식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담집 출간 이후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문재인 전 대표가 달리 해명하지 않으면서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돕지 않은 것을 본인 스스롣 기정사실처럼 여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처럼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대선과 관련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자신을 둘러싼 '철수론'을 조기에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여러차례 대선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지지율 반등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에서도 양보를 하는 것 아닌가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관측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 이례적인 강공을 연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가 '위헌 소지'를 이유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기득권 논리"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까지 개혁입법에 대해서 항상 위헌 소지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게 기득권 논리"라면서 "위헌 소지 논란에도 국회 통과된 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대부분 합헌 판결 내려왔다. 국회에서 압도적인 다수가 통과시키자고 뜻을 모은다면 위헌 소지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헌법학자 사이에서 결선투표제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의 경우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법 조항 3항을 보면 혼자서 대선에 나왔을 때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며 "70% 투표율에 40% 득표로 당선이 된다면 28% 유권자의 동의를 얻고 대통령이 되는 건데, 헌법 취지상으로 보면 유권자의 3분의 1을 밑돌기 때문에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거듭 결선투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