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유한국당 내부 문제 간섭 이어 당내 대권주자 행보도 눈살
  •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도긴개긴'이라는 말이 있다. 윷놀이에서 유래한 용어로 '도'로 말을 잡나, '개'로 말을 잡나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어떠한 대상 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현 정부 비선실세 국정농단 참사 등에 따른 여론의 비난을 직면하자 '당명(전 새누리당)'을 개정함으로서 환골탈퇴의 신호탄을 알렸다. 그러나 이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지나친 간섭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했다. '자유'는 그 정당의 가치인 점에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한국당'으로 약칭을 쓴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호를 당명으로 쓰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른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미국에) 아메리카당이 있나, (일본에) 니혼당이 있나, 어떻게 국호를 당명으로 사용하나"라며 "그래서 저는 앞으로 '한국당' 못 쓴다. '자유당'으로 쓰겠다"라고 재차 질타했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우상호 원내대표 발언을 거들었다. 우 원내대표 발언에 이어 윤 의장은 "(새누리당의 자유한국당 개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면서 "당명을 바꾼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사라지는가. 이왕 새 간판을 내걸 것이면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끊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윤호중 의장은 자유한국당의 대권주자 행보에 대해서도 간섭했다. 윤 의장은 "탄핵 반대집회에 나가서 태극기를 흔들고 선동발언을 하는 분들 중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한 분들이 계신다. 국민을 속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워낙 미미해서 잘 안보이긴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자유한국당 대권주자는 김문수·이인제 후보 등을 일컫는 것으로 보여진다.

    자유한국당이 가진 문제에 대해 여론의 질타가 존재할 수 있다. 다만 '수권정당' 면모를 갖추지 않은 채 '수권정당' 행세를 하는 민주당의 이같은 간섭도 구설수를 사기에 충분하다는 게 정치권의 후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22년 만에 국회의사당 인근에 '당사'를 마련했다. 민주당이 당사를 마련한 이유로는 '수권정당의 면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대통령 탄핵 정국이 끝나지 않은 상황을 비춰볼 때, 유력 잠룡이 즐비하다는 이유로 섣부른 '당사 구입'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의도에 팽배하다.

    또 민주당의 '당사 시가'를 살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민주당이 구입한 당사의 시가는 약 200억원. 더욱이 당사 1층 로비에는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흉상이 마련됐다. 또 민주당은 10년 간 건물 매입 비용의 80%를 10년 간 나눠 갚는 조건으로 은행에 융자를 받았다. 나아가 현 원내정당 중 자기 소유 중앙당사를 보유한 정당은 민주당이 유일하다. 때문에 '서민 정당'을 강조했던 민주당의 200억 당사 마련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민주당의 선두 잠룡인 문재인 전 대표의 '교만 행보'도 빈축을 사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9일 JTBC '썰전'에 출연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세한다'는 질문에 대해 "그래도 대세는 대세"라며 거만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지난 2015년 말 더불어민주당의 약칭을 둘러싼 비난이 일었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안철수 의원의 탈당 후 추가 탈당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꼬집은 '더불어 탈당'을 비롯해 '떠민당' 등의 패러디가 등장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명에 관해 "더 '불어' 민주당이라고도 한다", "안철수없당" 등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과연 자유한국당을 비난할 상황인가"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에서 '민주'자 들어가는 단체치고 종북기가 아닌 것이 없는데 종부기들은 왜 국민 허락도 받지 않고 '민주'란 말을 사용하는가? 더불당보다는 당명이 좋으니 질투가 나서 그런 거겠지?"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면 뭐 좀 알고 말해라. 아니면 공부를 더하든지. 1995년 신한국당(NEW KOREA PARTY)이라는 정당이 있었다. 그때는 되고 지금은 왜 안되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가. 그리고 아무리 마음에 마음에 맞지 않더라도 상대가 불러달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예이다. 예의를 좀 갖춰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별로 차이가 없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 같은 정황 상 자유한국당을 향한 민주당 지적에 대해 '도긴개긴'이라는 구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