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경선 중립성 논란' 더불어민주당 왜 이러나?

총성조차 울리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중립성 논란에 휘말렸다.

당 지도부는 물론, 중진 의원들까지 나서 자신과 가까운 대선주자를 편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대선주자의 국정수행 자질을 평가해야 될 경선이 각 후보 간 세력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경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작년 8·27 전당대회 결과 이후부터 시작됐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선된 지도부가 친문(親文·친문재인)계 인사들로 즐비했기 때문이다. 추미애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지도부 시절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았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와 함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호흡을 맞췄고, 김병관·양향자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지도부가 일조하지 않을까 의문을 지우지 못했다. 결국 일각에서 제기한 의문의 눈초리는 현재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대권주자들의 하소연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당내 경선 후보 마감일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시장은 지난 6일 "(당내 경선) 후보 등록은 시작됐으나 마감일은 없다. 이상하지 않은가"라면서 "마감이 안 되니 후보들 간 토론도 검증도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비해 전국적 인지도가 두텁지 않은 여타 대권주자들은 후보 등록 마감이 늦어질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후보 등록 마감이 진행되야 토론회 등을 거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민주당 경선의 마감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 행보도 민주당 경선의 중립성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3선)는 공개적으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사격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안 지사의 상승세가 무섭다"며 "때문에 (안 지사가 지지율) 20%를 돌파한다면 (결과는) 모른다"고 밝혔다.

또 안 지사가 꺼낸 대연정(여야 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야권이 전반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우 원내대표는 "정말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면 다음 총선 때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며 옹호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4선 중진'인 송영길 의원은 8일 문재인 전 대표의 캠프로 합류했다. 이날 송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캠프엔 '비선이다, 3철이다' 이런 말 없도록 하겠다"며 "다른 후보에 계신 분들도 소외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제가 선발대로서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내 중진 의원들의 각 후보 지지 행보는 경선의 본질이 흐려짐은 물론, 각 후보 간 세싸움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