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따로 말 따로' 文 행보 감지한 정치권, '연출된 노림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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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권주자 검증 토론회 거리두기'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문재인 전 대표는 현 정국에서 '탄핵 인용'을 강조하는 반면, '조기대선'을 멀리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7일 대전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당시 "(지금은) 정말로 탄핵 자체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저는 정치권이 좀 더 긴장해서 탄핵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는 그러면서 "아직은 대선 정국을 말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콕 찝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의 행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탄핵 인용'보단 '당내 경선'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최근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영입인사들을 통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민주당의 '4선 중진'인 송영길 의원은 8일 문재인 전 대표의 캠프로 합류했다. 이날 송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캠프엔 '비선이다, 3철이다' 이런 말 없도록 하겠다"며 "다른 후보에 계신 분들도 소외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제가 선발대로서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일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문재인 전 대표가 전 전 사령관을 앞세워 보수층의 표심 확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나아가 진보 진영의 취약점으로 불리는 '안보 불안'의 이미지를 전 전 사령관을 통해 씻으려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문재인 전 대표는 안보 부분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문 전 대표가 과거 언급한 사드 배치 발언이 이를 방증한다. 문 전 대표는 "사드배치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사드배치를 차기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입장을 선회해 여론의 혼란을 야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재인 전 대표의 '공개토론 거부' 행보가 의도적으로 연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당장 같은 당의 경쟁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를 질타했다. 이 시장은 지난 6일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내 경선) 후보 등록은 시작됐으나 마감일은 없다. 이상하지 않은가"라면서 "마감이 안 되니 후보들 간 토론도 검증도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비해 전국적 인지도가 두텁지 않은 여타 대권주자들은 후보 등록 마감이 늦어질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후보 등록 마감이 진행되야 토론회 등을 거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래서일까. 문 전 대표를 향해 공개 토론회 참석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진 실정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8일 "(문 전 대표와) 공개토론을, 토론 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명망가'를 선택한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는 우리가 박근혜 정부를 통해 체감하고 있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어 "때문에 (문재인 전 대표가 토론회를) 회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지와, 철학, 용기, 실천력 등을 좀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선두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당내 경선을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하기 위해 그런(토론회 거부 행보)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