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은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제일 중요"… 본인 도전 여부는 말아껴
  • ▲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충북의 맹주'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른바 '황교안 대망론'이 현실화하기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9일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황교안 (대통령권한) 대행이 지지율이 오르고 있으니 주시해서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황교안 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는 세 가지 조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시된 세 가지 조건은 △지지율이 계속해서 고공 행진을 해야 한다 △국민들이 출마를 강하게 원해야 한다 △대권 도전에 대한 본인의 강력한 의지다.

    이 중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해야 한다는 점과 국민들이 출마를 강력히 원해야 한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국민들의 출마에 대한 기대감이 결국 황교안 대행의 지지율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향후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행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올라, 20%선에 도달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세 번째 조건인 '본인의 출마 의지'와 관련해 정우택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행이 출마한다는 의사표시도 않고, 당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지지율이 굉장히 상승세"라면서도 "출마 여부는 본인의 의지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 것이고, 당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역시 대권은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황교안 대행의 출마 여부가 탄핵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황교안 대행의 '대권 의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것은, 앞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캠페인 도중 의지를 잃고 전격적인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일찍이 지난해 연말 정우택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고, 주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성격은 아니다"라며 "정치에 입문하는 입장에서 어느 당을 택해야 대선에서 유리하다는 것으로 좌고우면(左顧右眄)한다면 아마 국민들은 대단히 실망할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이후 정국의 흐름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석 달 전에 미리 예견한 그대로였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이후 입당(入黨)을 빨리 결단하지 못한 채 좌고우면했고, 이런 모습에 국민들이 실망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결국 반기문 전 총장은 주위의 누구와도 의논하지 않은 채 불출마를 결정하고 말았다.

    이같은 정우택 원내대표의 혜안으로 미루어볼 때, 이날 '황교안 대망론'의 조건으로 제시한 세 가지도 향후 정국의 흐름을 읽기 위한 유의미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정치권이 '황교안 대망론'을 비롯해 여러 궁리를 하게 만든 근본 원인인 '문재인 대세론'과 관련해서는 평가절하하면서, 최근의 '탄핵위기론'도 지지율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꼼수'라고 바라봤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탄핵이 기각될지 인용될지는 현재로서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며 "일단 국회에서 가결돼 탄핵이 헌법재판소에 가 있으니, 재판관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나 다른 데서 압력을 넣는다든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3당이 탄핵의 데드라인을 제시하고 촛불집회에 결합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대단히 잘못된 행보를 걷고 있다"며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30% 박스를 못 벗어나니, 거기서 오는 위기감을 탄핵위기론으로 전환시켜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작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문재인 대세론'과 '황교안 대망론' 등 차기 대권 구도와 관련된 여러 현상들을 진단한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작 자기자신의 출마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에 이어 원유철·안상수 의원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는 등 새누리당 내에서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우택 원내대표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마음으로 꺾어진 보수의 재건을 위해 몸바치겠다는 결심을 하고 원내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꿈이 있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가 내 좌우명"이라고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