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아 "이정도면 난 호남사람", 충북에선 "충청도 선택받고 싶어" 구애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9일 오후 설 연휴를 맞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뉴시스=문재인 전 대표 측 제공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9일 오후 설 연휴를 맞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뉴시스=문재인 전 대표 측 제공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올해 대선과 관련해 "처음으로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선거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9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권양숙 여사를 방문, 이같이 말하며 "영남과 호남에서 동시에 지지받는 후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듯한 문 전 대표가 지역주의 타파 선거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문 전 대표는 광주, 부산, 대구, 충북 등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저는 호남 사람", "충청 민심이 대선 승리 좌우" 등의 각 지역 표심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22일 광주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는 호남의 아픔을 다 해결해주지 못했다. 너무나 면목이 없어서 죄송하단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며 "정권교체의 중심 광주, 그리고 호남이 저의 손을 잡아주셔야 한다. 제 손 잡아주면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호남표심을 구애했다.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9일 오후 설 연휴를 맞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뉴시스=문재인 전 대표 측 제공

    특히 그는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저는 (전남 나주의) 남평 문씨이기도 하고, 해남 대흥사에서 고시공부를 했다. 해남 두륜산의 정기로 사법시험 합격했다"며 "주민등록도 옮겨 법적으로도 해남 주민이기도 했다. 이 정도면 저도 호남 사람 아닌가"라고 호남과 연계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1일 충북을 방문한 자리에선 "충청에서 이기는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는 만큼, (저도) 충청에서 선택받고 싶다"고 노골적인 구애발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1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대구의 자랑이었던 박 대통령이 이제는 대구의 수치가 되고 말았다"며 "이제 짝사랑은 끝났다. 보수도 속고, 영남도 속았다. 진짜 보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전 대표가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감정을 십분 활용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각 지역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며 "자칫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 놓치는 악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가 '광주에서의 정계은퇴 약속'에 대해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드린 말씀이었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거세다. 

    국민의당 이동섭 원내대변인은 최근 논평에서 "중대한 시점에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이 마치 대통령이 되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며 "'호남의 지지가 없으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해놓고 호남에서 외면받자 이제 와서는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었다'고 말을 바꿔 호남정신을 우롱하며 정치적 야욕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