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짧은 기자회견, "질문 받지 않겠다"… 급히 퇴장
  •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

    야권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꼽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연 19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정에 집중하겠다고 26일 밝혔다. 박 시장은 정부를 비난하는 수위 높은 발언과 포퓰리즘 성향의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권행을 모색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5~6%대에 머무르던 여론조사 지지율이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 동안 한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며, "후보로서의 길은 접지만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해선 당원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 다하겠다"고 밝혔다.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박 시장은 이후 기자들과 별도 질의응답을 하지 않은 채 서울시청으로 이동했다.

    박 시장은 시청 기자들과 설 맞이 인사를 하면서, 기자회견에서 다 하지 못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불출마 결정의 가장 큰 계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나 개인의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며 "시장 재선이 어렵지 않게 됐기 때문에 내가 정치를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에 대해선 "그건 내가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설 연휴 일정과 관련해선 "스스로를 좀 추스리고 성찰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여러가지 전망도 하고 새로운 시작도 해야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대선 준비가) 그래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난 몇 달 동안 너무나 긴 여행을 했던 것 같다. 국민들의 요구가 낡은 질서를 교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자는 것이니까, 그 점에선 서울시장으로서 최선을 다 할 것.

     

  • ▲ 박원순 시장의 대선 외곽조직으로 평가받으면서 지난해 10월 27일 출범했던 '포럼 시민시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박원순 시장의 대선 외곽조직으로 평가받으면서 지난해 10월 27일 출범했던 '포럼 시민시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원순 시장은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지율 반등의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대권의 꿈을 접게 됐다. 박 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촉발된 촛불집회 초반, 야권 정치인 중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했지만, 기대했던 지지율 반등에는 실패했다.

    박 시장은 이후 '청년들의 첫 취업 전까지 30만원 지급' 등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같은 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물론이고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크게 밀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박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대상에서, 2년 만에 제외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