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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가 가속도 붙은 가운데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신중한 자세를 갖춰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이번 탄핵안 발의는 야3당 공조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과도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오늘 제가 새누리당에서 평상시 연락하는 분들과 연락을 하겠다"며 "새누리당 실무책임자, 야3당의 추진단장들이 빠른 시일 내에 4차 회동해서 각 당의 안을 갖고 통일안을 내자고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위원장은 "그쪽(새누리당)과 회동해 동일안을 도출해내고 언제 탄핵안을 제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지금 현재 야3당만 소추안을 준비하는 게 아니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탄핵 가결 아닌가. 그리고 물리적으로도 30내지 40표 이상이 (새누리당에서) 와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같은 목적을 갖고 탄핵을 가결시키기 위해서는 서로 좀 예의를 갖추면서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일주일만에 탄핵안을 만들어 이르면 다음달 2일 국회 표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새누리당 비박(非朴)계도 김무성 전 대표의 대선불출마,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탈당 등을 계기로 탄핵에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표결 일정과 관련, "정기국회 내에 하겠다. 빠르면 12월2일, 늦어도 12월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안이 표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박(非朴) 계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당내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이 30여명이 조금 넘는다"며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은 오늘 중이라도 약 40여 명까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야당과 야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을 합해 171명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0명 이상이 탄핵에 동의할 경우 탄핵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넘는다. 현재까지 정치권에서는 탄핵안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박지원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비박계가 탄핵에 같이한다고 하면 함께 해야지, 너희들은 해체할 당인데 어쩌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예의에도 어긋난다"며 "탄핵 문제도 새누리당을 비방하면서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그러한 것은 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 등이 박지원 위원장에게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비난을 하지 말라며 반발한 것에 대해서는 "문 전 대표가 비판을 받을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광장에서는 시민의 분노가 극에 달해 했는데 마치 제럴드 포드처럼 (닉슨 대통령에게)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 퇴진 후에 어쩌겠다고 하면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20일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 대권주자들의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준다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하면서 논란의 단초를 마련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대통령은 문재인이다"며 "김대중 정부 말기의 이회창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마치 본인이 청와대 근처까지 가서 집권 문턱까지 갔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민주당 전해철 최고위원이 박지원 위원장을 겨냥해 "(인신공격성 발언이) 이미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적절하지도 않고, 옳지 않다"며 "그동안 야권 공조 때문에 인내하고 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제시를 넘어서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하며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