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과 협의없이 단독 회담...어떤 결과 내놓더라도 책임론 후폭풍 시달릴 가능성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12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로부터 선물을 받고 있다.ⓒ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12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로부터 선물을 받고 있다.ⓒ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으로 청와대 영수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야권에 적잖은 후폭풍이 불고 있다.

    추 대표가 야권 분열의 단초가 될 양자담판 형식의 회담을 도대체 왜 제안했는지, 그 속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14일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대일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한 데 대해 "지난 토요일 모인 민심이 바라는 게 그것이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 측은 "(국민들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데 영수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민주당의 독단적인 회동 제안을 비난했다.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는 청와대와 추미애 대표의 그러한 것을 대단히 잘못된 결정으로 규정한다"며 "추미애 대표의 진의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과연 촛불민심을 국민의 염원을 알고 있는지 우리는 의아해하다"고 의구심을 던졌다.

    박 위원장은 또 "청와대가 이것을 덜컥 받은 것은 아직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호도해서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해보려고 하는 술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추미애 대표와 청와대를 싸잡아 비난했다.
  • ▲ 심상정 정의당 대표.ⓒ이종현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표.ⓒ이종현 기자

    정의당도 "민주당의 단독 영수회담은 100만 촛불 민심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추미애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최후통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어떤 쓸모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이날 표면적으로는 추 대표를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도대체 민주당의 속셈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내부에서는 "제1야당으로서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포석", '청와대와의 단독 협상을 통해 모종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최순실 사태에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 답보 상태에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구상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 중진의원들로부터 영수회담 제안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반발에도 불구, 영수회담이 성사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양자회담이 정국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 대표가 1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했을 경우 추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어떤 협상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익을 위한 수습책이 아닌 특정 세력에 의한 당리당략에 의한 접근으로 야권 분열을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