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신생아에게 투표권을”, 박원순 ‘맞장구’ 궤변
  • ▲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넘어 청와대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 참가자를 저지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넘어 청와대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 참가자를 저지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집회가 '폭력시위'로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집회와 행진은 비교적 평화적인 모습을 띠었지만, 경찰이 마지막 저지선으로 설정한 내자로터리 앞에서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면서 오점을 남겼다.
    집회의 진정성이 변질될 것을 우려한 다수의 참가자가 이들의 자제를 촉구했음에도, 일부 시위대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경찰을 향해 폭력을 휘둘렀다.

    이날 오후 11시 경, 내자로터리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던 시위대는 경찰 방패를 끌어 당기는 등 저지선을 뚫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3기동단 소속 이모 순경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다른 의경 1명도 실신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저지선을 지키던 경찰관 2명도 시위대와의 충돌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내자로터리 일대는 이날 오후 6시께부터 시위대 6만여 명이 몰리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시위대는 "박근혜 하야 하라" "범죄자는 (청와대에서)방 빼라" "새누리당은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차벽을 세우고 기동대를 투입해 청와대로 진입하려는 일부 시위대를 몸으로 막아냈다. 
  • ▲ 경찰 버스 위에 올라선 집회 참가자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경찰 버스 위에 올라선 집회 참가자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2천년대 들어 최대 규모 집회, 전국민 시선 광화문에 쏠려…

    광화문광장-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는 경찰추산 25만 명, 주최측 추산 10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광화문일대에서 열린 집회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시 집회 및 시위에는 경찰추산 8만 명, 주최측 추산 70만 명이 참가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272개 중대 2만5천여명을 현장에 배치하거나 대기시켰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5개 방향으로 행진을 벌였다. 행렬은 의주로터리·정동길·을지로입구·한국은행로터리·광화문광장 등을 지나 청와대로 진입하는 내자로터리까지 이어졌다. 

    이날 집회 및 시위는, 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한국진보연대 등 좌편향 노동·시민단체의 주도로 열렸지만, 일반 시민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에서 기존 집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날 촛불을 들고 있던 시민들 중에는 "시위 현장에 처음 나왔다"고 밝힌 이들이 적지 않았다. A씨(50대·여)는 "대통령이 최순실이라는 여자와 놀아난 것이 화가 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자와 두 자녀를 데리고 나온 B씨(30대·남)도 "모든 게 다 화가 난다. 사태가 커졌음에도 박 대통령이 혼자 살아남기 위해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일들이 많아 보인다. 시위라도 나와서 대통령에게 심각성을 알리고 싶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C씨(60대·남)는 "아직 의혹이지만 무당의 말을 듣고 국정 운영을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D씨(20대·여)는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 ▲ 12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경찰 추산 25만명이 참가했다. ⓒ서울시 제공
    ▲ 12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경찰 추산 25만명이 참가했다. ⓒ서울시 제공

    야당 정치인들도 대거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32명의 의원이 현장에서 보고대회를 열었다. 더민주 의원들은 "청와대가 포위됐다" "2선 후퇴 선언하라" "박근혜가 멍통이다" "부역자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국민의당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를 포함해 33명이 현장에서 보고대회를 열었다.

공개적으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면서, 선동적인 언행으로 논란을 빚은 박원순 서울시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현장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만나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취재진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신생아에게 투표권 주자"…박원순·김제동 '궤변'
    방송인 김제동 씨는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광장콘서트'에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비난하던 중 "헌법 36조 2항은 국가가 모성의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나오는데, 국가는 한 아이의 엄마를 위한 선택만 했다. 앞으로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엉뚱한 주장을 폈다.

    김씨는 헌법 1조부터 각 조항을 줄줄이 열거하면서,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김씨는 대통령의 재임 중 형사소추 면택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10조,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담은 34조 등을 잇따라 설명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불행하고 만들었고, 이는 '내란'의 죄에 해당하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씨는 중간 중간 농담을 섞어 가며 청중들의 웃음과 박수를 유도했다.

  • ▲ 12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일부 시위자들이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2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일부 시위자들이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도 "선거 연령을 내려야 한다"며, 김제동씨의 주장에 맞장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