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방문에 현장점검-안전대책 논의시간 줄어들어" 비판도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3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를 방문, 고리원전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3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를 방문, 고리원전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대표적인 야권 대선주자들이 경북 경주 지진과 관련해 앞다퉈 경북 월성 원전 현장으로 달려갔다.

    국민 안전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추석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현장 수습에 방해되는 행동이란 지적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13일 지진 진앙지인 경주 인근의 월성 원전을 방문한 데 이어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과 함께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을 찾았다. 더민주 최인호 최고위원과 김경수·김현권·박재호 의원 등이 동행했다.

    문 전 대표는 고리원자력본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제 경주에서 발생한 2번의 지진으로부터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언제 진도 6, 7이 넘는 지진이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 취약지대인데 여기에 원전밀집지대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전면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러온 문 전 대표는 전날 밤 지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강한 지진이 계속돼서 집 밖으로 피해야 하나 어째야 하나 겁이 난다"며 "고리와 월성의 원전들은 괜찮은지 걱정"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트위터에 "밤새 놀라셨지요"라며 "지진 시 자세한 국민대처요령 교육을 실시하는 방송도 없었다. 국민안전처는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 ▲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운데)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용산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운데)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용산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안 전 대표는 13일 용산역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귀성인사를 한 뒤 곧바로 월성 원전으로 향했다. 그는 용산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원전의 상태를 점검해 국회에서 지진에 대한 본격적인 대책을 제도화하는 데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더민주 김부겸 의원도 경주의 진앙지를 찾은 뒤 지진 피해가 발생한 경주 중앙시장을 들른 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반면 여권 대선주자들은 원전 현장 방문을 자제하며 야권에 비해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야권 주자들이 원전 사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언행에 몰두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히려 현장 수습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지진보다 훨씬 위험한 북핵 문제가 터졌을 땐 특별한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던 인사이 이번에 줄줄이 원전 현장을 방문하고 나섰다"며 "이들의 방문으로 원전 관계자들이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 대책을 논의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