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터전 짓밟기 위해 전원생활하나? '의원특권에 지나친 굽신행정' 비판 쇄도
  • ▲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한 마트를 찾아 시식 코너에서 시식을 하고 있는 이해찬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한 마트를 찾아 시식 코너에서 시식을 하고 있는 이해찬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해찬 무소속 의원이 자택 근처에서 퇴비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자신의 지역구인 세종시를 발칵 뒤집어 놓아 파문이 일고 있다.

    국무총리까지 지내고 7선 중진인 이해찬 의원이 이른바 '갑질'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해찬 의원은 지난달 18일 전동면 자신의 전원주택 주변에서 퇴비 냄새가 심하다며 세종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핏대'란 별명을 가진 이 의원의 민원 제기에 세종시청은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당시 행정부시장까지 현장에 직접 급파돼 민원 해결에 나섰고, 급기야 세종시청의 이 같은 요란한 대응에 자신의 논밭에 뿌린 퇴비를 전부 거둬들여야만 했다.

    농민 A씨는 21일 이 의원의 주택 인근 밭에 뿌린 퇴비 15t가량을 모두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황당한 사태가 알려지자 지역에선 이 의원과 세종시청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반인이 민원을 제기했다면 행정부시장까지 현장에 나와서 퇴비를 수거하도록 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 의원의 갑질 민원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세종시청에 따르면 시청 환경정책과는 1일 이해찬 의원 집 근처에서 문제의 퇴비를 회수, 전문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하며, 여전히 '굽신 행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해 2월 대정부질문에서,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에게 답변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해 "헌재가 나라를 망친다"는 등의 독설을 뿜어내 주변을 아연실색케 했다.

    세종시 전동면 일대에 땅을 산 뒤 지난해부터 전원생활을 시작한 이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는 로컬푸드법을 제정하며 지역 농촌 발전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농사와 농민에 대한 이해도 없이 보여주기식 전원생활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세종시당은 성명을 내고 "이해찬 의원은 본인 스스로 농촌 지역인 청양 출신임을 강조하고, 도시와 농촌의 아름다운 상생을 주장하며, 전동면 농업지역으로 이사를 한 사람"이라며 "그런데 농민의 생계 터전인 농지 근처로 국회의원이 이사를 갔다고 해서, 퇴비를 주지 않고 어떻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단 말이냐"고 꼬집었다.

    지역 농민 단체들의 반반도 거세지고 있다. 세종 지역 일부 농민단체는 이 의원의 행태에 대해 "우리 농민들은 매년 농사를 짓기위해 퇴비냄새를 맡는것이 일상인데 지역구 국회의원이 오히려 행정기관을 이용해 농사과정을 폄하하는 것은 농민의 삶을 짓밟는 것"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