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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최근 사병 월급, 최저임금 인상 등 당과 다른 목소리를 쏟아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권행보를 위해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외면한 채 인기영합주의를 따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달 31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군대를 자발적으로 가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약 9급 공무원 수준인 월 200만 원 정도의 대우는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앞으로 인구 절벽이 오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면서 "사회 전체에도 플러스 요인이 되어서 상당한 청년 창업, 청년 일자리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병 월급을 200만 원으로 올리는 대신, 기술력 뛰어난 병력으로 군을 정예화·현대화해야 인구 절벽이 도래하는 2025년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전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이 최근 당 차원에서 여러 차례 특강을 열면서 안보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한반도 정세 변화를 감안할 때 안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를 당론으로 확정한 것에 이어 당내 소속 의원들이 핵잠수함 배치를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남경필 지사가 새누리당의 당론과 거리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은 결국 의도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남 지사가 대권행보를 염두에 두고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연정을 통해 중도적인 이미지를 굳혀온 남경필 지사가 대선이 가까워지자 주류 보수와 다른 발언으로 차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남 지사는 1일에는 올해 7030원인 생활임금을 2019년까지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도 발표했다. 이는 새누리당의 공약이라기보다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최저임금 인상공약에 가깝다.
하지만 남경필 지사가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안보를 멀리하고 포퓰리즘에 영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듣기 좋은 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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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교육사령부 사령관을 지냈던 한기호 전 의원은 남경필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북괴군도 (군 병력을) 30만 명으로 줄인다고 했느냐"면서 "북괴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보면서 느끼는 게 없느냐"고 개탄했다.
이어 "요즘 젊은이가 돈 많이 준다고 군대오나? 당신 아들이 지원하겠느냐"면서 "이런 사람이 대권을 운운하는 게 웃기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