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 지지자 앞 연설 마친 김무성, 정병국~한선교~강석호 순으로 악수
  • ▲ 14일 서울 당산동에서 열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의 7·14 전당대회 승리 2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 권역별로 표시된 테이블에 앉아, 2년 전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선출 직후 당기를 흔드는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4일 서울 당산동에서 열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의 7·14 전당대회 승리 2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 권역별로 표시된 테이블에 앉아, 2년 전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선출 직후 당기를 흔드는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8·9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자 1500여 명을 동원하는 대규모 행사를 성황리에 치러냈다.

    김무성 전 대표는 14일 서울 당산동에서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승리해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된지 2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1500여 명의 지지자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1000여 석의 좌석이 준비돼 있었으나, 앉지 못해 행사 내내 서 있어야 했던 사람이 상당수에 달할 정도였다.

    김무성 전 대표측 핵심관계자는 "지지자 모임을 이 때와 송년에 즈음해 매해 두 차례 열었지만 통상적으로 400~500석의 좌석을 준비했고 참석자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며 "김무성 대표가 테이블마다 돌면서 술도 직접 따라주고 안부를 물을 정도로 단란한 자리였는데, 오늘 같은 분위기는 나도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국 권역별로 참석자를 소개하는 순서도 인상적이었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권역별로 일일이 본부장의 이름을 호명하며 참석자의 기립과 함성을 유도했다.

    호명된 권역본부장과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환호성을 질러 장내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무성 전 대표도 헤드테이블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보며 일일이 권역별 참석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박수를 쳐주는 모습을 보였다.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작심하고 세(勢)를 점검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권 경쟁에 필수적인 전국 조직의 건재함을 과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서청원 의원이라는 거함(巨艦)을 격침시킨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고 이들의 전국 조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은 '강성 친박'에 큰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치러졌던 7·14 전당대회는 김무성 전 대표가 서청원 의원을 상대로 '대첩'을 이끌어냈다고 표현될 정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한 김무성 전 대표 스스로 "모든 게 어렵고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승리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도전장을 낸 정병국 의원과 한선교 의원이 14일 서울 당산동에서 열린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의 7·14 전당대회 승리 2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도전장을 낸 정병국 의원과 한선교 의원이 14일 서울 당산동에서 열린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의 7·14 전당대회 승리 2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면 당권에 도전장을 내고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병국·한선교·강석호 의원에게는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 현역 의원과 당권 주자는 참석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병국·한선교 의원과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강석호 의원은 자리를 함께 했다.

    주최 측도 이들에게 별도의 발언 기회는 부여하지 않았으나, 행사 도중 단상에 올라와 참석자들에게 인사할 기회는 부여했다. 이들 중 김무성 전 대표의 서울 중동고 후배이며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강석호 의원이 등단했을 때에는 좌중에서 "강석호 최고야"라는 구호가 터져나오는 등 큰 호응이 있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자리를 지킨 당권 주자들을 김무성 전 대표도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사말을 마친 김무성 전 대표는 연단에서 내려와 가장 먼저 당권 주자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립해서 박수를 치고 있던 정병국 의원이 가장 먼저 김무성 전 대표와 악수했으며, 이후 한선교·강석호 의원 순서로 악수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는 참석한 당권 주자들의 눈앞에 김무성 전 대표의 세(勢)를 아주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줌으로써, 향후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 김무성 전 대표의 입김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김무성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특정한 당권 주자를 지원할 것'이라는 말은 정치권에 널리 회자됐으나, 그 '지원'이라는 실체가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는 추상적이고 막연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서 김무성 전 대표의 세(勢)가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짐에 따라, 김무성 전 대표가 당장의 컷오프는 물론이고 당락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향후 당권 레이스를 벌이면서 수반되기 마련인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무성 전 대표의 입김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