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구도 흐르는 전대 속 '가운데' 찾는다는 해석도
  • ▲ 오는 8.9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한선교 당 대표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오는 8.9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한선교 당 대표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한선교 후보가 2차 전주 연설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차 연설회에서 강성 친박을 정조준한 바 있는 한선교 후보가 '분리 대응' 전략으로 지지세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한 의원은 하늘색과 흰색이 교차하는 줄무니 셔츠와 검정 양복바지를 입고 단상 위로 올랐다.

    꾸벅 인사부터 하고 연단위에 오른 한선교 후보는 호남 당원들을 의식한 듯 새만금 사업 이야기로 연설을 시작했다.

    한선교 후보는 "전북 전주에 와서는 새만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87년 12월 1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주의 어느 호텔에서 새만금 사업을 완성하겠다고 공약했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호남에서 표를 얻었고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지나갔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쳤지만, 새만금은 마찬가지였다"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4대강을 하느니 차라리 새만금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나아가 "그럼 박근혜 대통령은 왜 안 하나 오해하실지 모르겠지만, 박 대통령이 들어서야 새만금 개발청이 생겼다"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사업을 완성해야 하는데 모든 대통령이 당선되기 위해 여러분에게 거짓말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며칠 안에 대통령을 만나 임기 중 업적으로 새만금 사업을 꼭 완성해달라고 첫 번째로 제안하겠다"면서 "아무리 좋은 대선 후보가 있어도 내년 이맘때쯤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참 고생했다, 열심히 했다. 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정부를 꼭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대한민국과 새누리당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상 전직 모든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업적만을 띄운 셈이다. 후보등록일과 TV 토론회 등에서 강성 친박을 향한 강한 공세를 보여줬던 한선교 후보의 태도와 비교하면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앞서 한선교 후보는 지난달 29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TV 토론회에서 주호영 후보와 정병국 후보를 지목해 각각 "강성 친박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녹취록 사건은 어느 쪽이 더 잘못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친박계 후보들의 반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비박계 후보들의 입을 빌린 것이다. 강성 친박을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고 노련하게 '스리쿠션' 공격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정병국 후보가 되레 한선교 후보의 질문을 받고는 말려들지 않으려는 듯 "시시비비를 제가 가리기엔 적합하지 않다"며 "윤리위가 판단할 일"이라고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때문에 한선교 후보자의 이날 발언은 강성 친박계와 박근혜 대통령을 분리해, 강성 친박계만을 문제 삼는 이른바 '분리 대응'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조 친박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계파색이 옅은 비박계까지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한선교 후보의 전략은 다른 후보들이 더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과 대비되면서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의 다른 후보들은 각자 계파에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각을 세웠다. 같은 자리에서 새누리당 이주영 후보는 비박계 단일화를, 정병국 후보는 친박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