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대표주자와 3배수 압축시 '계파갈등 심화' 우려하는 표 쏠릴듯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사진)은 14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투데이포럼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와전옥쇄·파부침선의 각오로 끝까지 경선을 완주하겠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사진)은 14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투데이포럼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와전옥쇄·파부침선의 각오로 끝까지 경선을 완주하겠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우려했던대로 친박~비박 계파간 전면전의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빅 쓰리'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이 파부침선(破釜沈船)의 각오로 전당대회를 완주해 반드시 '화합의 용광로'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을 재차 밝혔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의 맏형' 서청원 의원은 출마 결심을 굳혔으며, 전날 대규모 세(勢)를 과시한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은 이에 대항해 비박(非朴) 후보군 '교통 정리'를 위해 물밑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김용태·이주영·이정현·정병국·한선교 의원(출마 선언순)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데다 주호영·서청원·나경원 의원이 곧 뒤따를 것으로 보여, 어떤 형태로든 컷오프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날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된 개정 당헌 제28조의4는 '후보자 예비심사 제도'를 통해 후보자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예비심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해, 컷오프의 길을 열어뒀다. 개정 당규에서도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컷오프의 도입 여부 및 심사 방법을 결정토록 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29일 기탁금 1억 원을 받고 당대표 후보자의 등록을 접수하기로 결정했다. 컷오프는 수도권·호남·충청·영남 등 4개 권역별로 이뤄지는 순회 합동연설회 이전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의 경우 3배수로 컷오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에 출사표를 낸 한선교 의원은 "어느 계파는 (대표 선수가) 누구냐 해서 일대일로 한 판 붙자는 짓이냐"라고 개탄했지만, 이같은 상황이 현실화하게 된 것이다. 컷오프 실시가 확정되면, 후보 간의 자발적인 단일화 대신 각개약진하다가 컷오프를 통해 인위적으로 ' 계파 대표 선수'가 정해지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3배수 컷오프의 경우, 친박 '대표 선수' 한 명, 비박 '대표 선수' 한 명과 함께 중도 성향의 온건 친박 '제3후보'인 이주영 의원이 본선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론조사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설문해 14일 공개한 새누리당 대표 적합성 조사에 따르면, 비박 나경원 의원이 22.8%, 친박 서청원 의원이 21.9%를 기록한 가운데 이주영 의원은 9.4%로 뒤를 따랐다.

    실제로 이와 같은 구도로 3자 대결이 현실화되면 친박~비박 '대표 선수'와 이주영 의원 중 누가 당선될지 알 수 없는 형국이 된다. 친박 후보 선출시 '총선 패배 책임론'이 묻히면서 민심의 이반으로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한편, 비박 후보 선출 시에는 당청(黨靑)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권이 분열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이주영 의원에게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주영 의원 측 핵심관계자도 "(컷오프로 3자 구도가 형성되면) 이주영 의원은 계파색이 엷고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표의 확장성이 높다"며 "컷오프 결과, 영남권 유일 후보가 되기라도 한다면 지지율은 급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당청 관계에 있어서도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을 맡으며 '최대의 위기'였던 세월호 사고를 잘 수습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의 참된 모습'이라는 극찬을 받지 않았느냐"며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영 의원 본인도 이같은 상황과 여건의 변화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와전옥쇄" "파부침선" 등의 강경한 용어를 골라쓰며 '친박 단일화'를 일축하고, 당대표 경선 완주 의사를 재차 다짐했다.

    '와전옥쇄(瓦全玉碎)'란 '기왓장처럼 굴러다니느니 옥처럼 부딪치겠다'는 뜻이며, '파부침선(破釜沈船)'은 강을 건넌 뒤 건너온 배를 가라앉히고 솥도 깨뜨려 강물에 버린다는 뜻의 한자성어다.

    특히 '파부침선'은 초나라의 항우(項羽)가 당시 천하를 호령하던 진(秦)나라 군대와 거록(鋸鹿)에서 싸우기에 앞서 황하를 건넌 뒤 실제 취했던 전술으로, 거록 전투에서 초(楚)나라 군대는 이 전술을 쓴 뒤 진나라의 대군을 크게 격파한 바 있다.

    이주영 의원은 14일 경남 창원에서 투데이포럼 회원들과 만나 "과거 당대표·최고위원을 지냈던 분들이 전당대회에 관여하거나 막후에서 움직이는 것은 당내 화합을 저해하고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와전옥쇄, 파부침선이라는 각오로 어떠한 상황에서든 끝까지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