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귀국 따라 '결단 임박'… 출마 여부에 전대 구도 달렸다
  • ▲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9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십수 년 전에 이미 당대표를 지낸 분이 또다시 당의 얼굴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혀, 서청원 의원의 출마에 간접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내비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9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십수 년 전에 이미 당대표를 지낸 분이 또다시 당의 얼굴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혀, 서청원 의원의 출마에 간접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내비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에 새로이 뛰어든 주호영 의원도 서청원 의원의 불출마를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출마에 우호적인 여론을 도통 찾을 길이 없는 등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서청원 의원의 최종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어서, 결단의 내용에 여권의 촉각이 쏠린다.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9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주호영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조차 소위 '친박'이 무리하게 후보를 옹립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비박'이 단일화된 후보를 내어 이전투구를 계속한다면 새누리당은 분당에 가까운 분열과 증오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전당대회가 된다면 이겨서 당대표가 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에는 친박~비박에서 각각 후보를 내어 싸울 게 아니라, 계파에서 자유롭고 양 진영이 서로 거부하지 않을 무계파 후보들이 지도부를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당대회를 극한의 계파 갈등으로 몰고가는 친박과 비박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다만 지난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의 일원이었던 서청원 의원을 향해서는 특별히 따로 분량을 할애해 비판했다.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한구 공관위' 체제의 그릇된 공천으로 낙천당하는 억울함을 몸소 겪었던 주호영 의원이 행한 비판이었기에 더욱 무게감이 실린다는 지적이다.

    주호영 의원은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십수 년 전에 이미 당대표를 지낸 분이 또다시 새누리당의 얼굴이 된다면, 새누리당은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 세력으로 비쳐지지 않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청원 의원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2년에 이미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다. '십수 년 전에 이미 당대표를 지낸 분'이 가리키는 사람은 단 한 사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8·9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둘러싸고 좌고우면(左顧右眄)을 거듭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은 늦어도 17일에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전당대회까지 23일, 전대 후보등록까지는 불과 12일 만을 남겨둔 가운데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출마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친박의 맏형'을 자처하는 서청원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외유 중인 상황에서 진퇴를 가벼이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대통령이 귀국한 뒤에 다시 한 번 청와대의 의중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결단을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관측에 따르면, 박대통령이 이날 오후 4박 5일 간의 몽골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서청원 의원의 입장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어떠한 결단이 이뤄질지 점치기는 어렵지만,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한 사람도 남김없이 출마에 부정적인 것은 서청원 의원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맏형 리더십'으로 아우르는 것을 출마의 명분으로 삼아야 하는데, 정작 '맏형'이 나오는 것을 다들 벌떼처럼 반대하는 상황 자체가 모순적인 것이다.

    좌고우면하는 김에 이주영·한선교·이정현 후보 등 이른바 친박 후보들의 '교통 정리'도 기대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자진사퇴하는 사람이 나오기는 커녕 다들 경쟁적으로 완주만 다짐하고 있다. "파부침선(破釜沈船)"이라는 각오까지 나왔으니, 서청원 의원으로서는 더욱 곤혹스런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 당권 주자의 캠프에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서청원 의원이 출마할 경우 나경원 의원이 출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지만, 서청원 의원이 불출마하면 나경원 의원은 사실상 출마할 명분이 봉쇄된다"며 "전당대회의 구도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