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조율 없었지만 가요제 이후 만나 따뜻한 건배사까지… '통하였느냐'
  •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3일 목포 이난영가요제가 파한 뒤, 인근 식당에서 열리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건배사를 한 뒤 손학규 전 대표의 잔에 막걸리를 따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3일 목포 이난영가요제가 파한 뒤, 인근 식당에서 열리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건배사를 한 뒤 손학규 전 대표의 잔에 막걸리를 따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목포의 눈물'로 이름을 떨친 이난영 선생(1916~1965)을 기리는 가요제에 함께 참석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이후 독대까지 진행했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는 가요제가 끝난 뒤 인근의 한 식당에서 만나 건배를 하고, 호텔 커피숍에서 50분간 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에게 국민의당 입당을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라는 노랫말처럼 공공연한 '러브콜'을 하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에 호응해 손학규 전 대표가 전격적인 국민의당 입당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남 강진에 은거하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는 3일 저녁 8시 무렵 목포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 목포MBC 주최 이난영 가요제에 배우자 이윤영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지원 원내대표는 주요 내빈으로서 일찌감치 행사장 맨 앞자리에 착석해 있었던터라 둘 간의 만남이 바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가요제 중간에 사회자가 손학규 전 대표를 호명하자, 손학규 전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관람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취재진의 "어떻게 왔느냐"는 질문에 손학규 전 대표는 "집사람이 가자고 해서 왔다"고 답했다. 정치 활동 재개 여부와 관련된 질문에는 시선을 피한 채 공연에 맞춰 박수를 치는 등 소이부답(笑而不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밤 10시 30분 무렵 가요제가 파하자, 손학규 전 대표는 인근 목포대 평생교육원우회관으로 이동해 지지자 30여 명과 함께 막걸리를 곁들이며 늦은 만찬을 가졌다. 이 때, 사회자의 소개로 손학규 전 대표의 가요제 참석을 뒤늦게 알게 된 박지원 원내대표가 만찬 장소를 수소문해 전격 방문했다.

    손학규 전 대표와 반갑게 악수를 한 박지원 원내대표는 "손학규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손학규!"라고 건배를 제의했고, 좌중도 "위하여!"라고 화답했다.

    이후 따로 목포 폰타나비치호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긴 박지원 원내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는 50여 분간 배석자 없이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지만, 손학규 전 대표는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두 사람 간의 전격 회동에 사전 조율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의 질문에 박지원 원내대표는 "나는 지역구에 온 것이고,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난영) 가요제 구경을 온 것일 뿐"이라고 답했고, 손학규 전 대표도 "이웃 동네에 이난영 100주기 가요제가 있다고, 집사람이 가보자고 해서 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야권 관계자는 "정치권에 손학규 전 대표가 내달 동아시아미래재단 10주년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는 말이 파다한데, 박지원 원내대표가 거듭된 접촉을 통해 국민의당으로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손학규 전 대표도 친문패권당으로 전락한 더불어민주당에 가서는 본인의 (활동) 공간이 없다는 것쯤은 알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