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적응하는데 시간 필요할 것" 소속 의원 단속 나서
  • ▲ 13일 광주광역시에서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이 열렸다. 사진은 해단식 모습. ⓒ뉴시스 DB
    ▲ 13일 광주광역시에서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이 열렸다. 사진은 해단식 모습. ⓒ뉴시스 DB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1박 2일간의 워크숍에서 소속의원들의 상견례 자리를 따로 가지는 등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일종의 기숙사 사감역할까지 자임해 당선자들의 외부행보를 자제시켰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 인사말에서 "이번 워크숍을 통해 더민주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체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강의를 듣고 대충 나가던 워크숍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과제를 정립을 위한 워크숍으로 준비했다"며 "심도 깊은 토론을 통해 우리가 가져가야 할 민생경제를 우리가 총의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 청년 일자리 문제 ▲ 전·월세 대책을 포함한 서민 주거 안정문제 ▲ 가계부채 관련 문제 ▲ 사교육비 절감 관련 문제 등을 팀을 조직해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이상의 자세한 설명을 듣기는 어려웠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접촉할 시간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이날 오찬을 비롯해 공개 만찬 장소에서 몇몇 의원들이 배석 됐을 뿐, 대부분의 당선자는 기자들과 따로 식사자리를 가졌다.

    지난 여러 차례의 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의 장을 열어온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만찬 후 별도의 뒤풀이 자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날 뒤풀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접촉을 한 당선인은 대변인 정도였다. 국민의당의 지난 달 워크숍에서 당선인 전원이 참석한 것과는 분명하게 대조된다. 당선자들은 공식적인 만찬 일정 이후 별도의 상견례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핵심당직자는 "더민주 소속 당선인들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아 따로 상견례 격인 자리를 마련하게됐다"며 "이번 행사 컨셉으로 이해해달라"는 말을 건넸다.

    더민주의 이런 조심스러운 행태는 언론 노출을 통해 다양한 갈래로 이야기가 나가는 것이 당에 이익이 되지 않으리라고 계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칫 정책적 갈등이 계파 갈등이나 싸움으로 비칠 것을 우려했다는 지적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공식 만찬에서 취재진을 향해서 "우리 당 대변인들이 당의 시스템에 적응하는데 1달 정도가 걸린다. 당을 바꾸는 데는 2달 정도가 걸린다"며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확실하게 당의 내용을 전달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당 대표로 당에 들어오더라도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변인의 실수도 우려하고 있는 우 원내대표로서는 우선 소속의원들과 공감대를 이룰때까지는 언론 노출을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원내 1당이 된 더민주가 광주에서 총선 승리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민의당도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열린 의원워크숍에서 당직자들이나 초선 당선인들이 실수하지 않을까 철저히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안철수 대표의 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 완화를 모를 것 같다. 경제도 모르고 고집만 세다"는 실언이 나와 모처럼 총선 승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