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직 김칫국 농담에 "내년엔 반드시 말 통하는 대통령을 만들자" 막말까지
  •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19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원혜영 의원의 자택에서 '쫑파티'를 열었다. ⓒ뉴시스 DB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19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원혜영 의원의 자택에서 '쫑파티'를 열었다. ⓒ뉴시스 DB

    더불어민주당 소속 20대 총선 당선·낙선자들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쫑파티'를 열었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원혜영 의원의 자택에서 열린 이번 회동에는 당 소속 의원 30여 명이 모였다. 총선에서 123석을 얻어 원내 1당이 된 더민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동을 진행했다. 소속 의원들은 저마다 이미 이뤄진 듯 '정권교체'를 외쳤다.

    김기식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하여"를 건배사로 제의하면서 "앞으로 1년간 건배사는 이거 하나"라고 했다. "내년엔 반드시 말 통하는 대통령을 만들자. 정권 교체를 위하여"라는 유인태 의원의 건배사가 이어졌다.

    국회의장을 노리는 이석현 의원은 "원내와 원외가 같이 협력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문희상 의원도 "정권 교체 파이팅"을 제의했다.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던 이춘석 의원은 "호남에서 집권당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면서 "우리 당이 집권 정당이 안 되면 정치를 그만하겠다"는 비장한 말도 꺼냈다.

    국회의장에 대한 '김칫국'도 이어졌다. 원내교섭단체 3당은 국회의장직을 원 구성 테이블에 올려놓은 상태다. 더민주는 새누리당에 국회의장직을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나눠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역시 국회의장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경협 의원은 "오늘 원혜영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추대하는 자리인 줄 알고 왔다"고 농담을 건넸다. 정세균 의원이 "그 눈치를 채고 저지하러 왔다"고 지지 않고 맞섰다.

    원혜영 의원은 이석현 국회부의장을 향해 "미래 의장님이 좋은 양주를 가져오셨는데, 의장 취임 뒤에 따는 게 어떻겠냐"며 "제가 보관을 잘해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의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끼리 서로 농담을 건네며 신경전을 주고 받은 셈이다.

    원 의원은 작년 6월에도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을 모아놓고 저녁 자리를 만든 적이 있다. 정청래 의원 발 5.8 공갈 막말 등으로 당이 어수선한 가운데, 당직 인선을 둘러싸고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당시 모임은 계파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7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러브샷'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이 원내대표는 당무를 거부하는 등 문 전 대표와 불협화음을 내며 나머지 임기를 채웠다.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는 이종걸 원내대표에 대해 "이 자리에서 '문재인을 위하여'란 건배사를 하고 3개월 있다가 당무를 거부하고도 임기를 유일하게 제대로 마친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 마지막까지 충성한 멤버 4인이 이종걸과 강기정, 문병호, 김현 의원"이라고 맞받아쳤다.

    신이 난 더민주 의원들 속에 자성의 목소리를 낸 의원들은 소수였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은 "저희 당이 사람을 많이 끌어왔다가 그냥 내팽개쳐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우리 당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한 사람들과 같이 나가면 내년에 정권 교체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내 유일의 호남 3선이 될 이춘석 의원은 "우리 당이 조금 더 유연해지고 겸손해졌으면 좋겠다.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조금은 적어졌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