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지역구 당선자들 원내부대표 내정되자 "을로 뭉쳤냐" 박장대소
  • ▲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 ⓒ뉴시스 DB
    ▲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 ⓒ뉴시스 DB

    더불어민주당이 '반성'과 '사죄'를 위해 광주를 찾았지만 정작 워크숍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개최하면서 계파를 주제로 농담을 즐겼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는 "앞으로 정권교체 위한 일하는 국회 민생국회, 희망을 주는 20대 국회 만들도록 하겠다"며 신임 원내부대표를 한 명 한 명 소개했다. 멀어진 호남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고민 끝에 구성한 20대 원내부대표단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행사장은 곧 진지한 분위기가 풀리고, 웃음이 피어났다. '을' 지역구 당선자들만 연속으로 호명되면서다.

    원내대표단에 법률 부대표로 수원을의 백혜련, 원주 을의 송기헌 당선자를 비롯해 서울 성북을의 기동민 당선자, 은평을의 강병원 당선자, 경기 분당을의 김병운 당선자 등이 연속으로 거론됐다.

    '을 '지역구 의원만 호명되자 장내는 술렁댔다. 의원들은 각자 "다 을이네", "을로 뭉쳤느냐"라며 동료 의원들에게 농담을 건넸다.

    여기에 경기 파주을의 박정 당선자마저 원내부대표로 호명되자 장내는 웃음바다로 뒤덮였다.

    이들의 웃음은 인천 계양갑 유용수 당선자, 부산 사하갑의 최인호 당선자가 호명되고 나서야 겨우 사그라졌다.

    당초 더민주 의원 워크숍의 컨셉은 호남 패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였다. 더민주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수도권을 기반으로 크게 승리하며 원내 1당을 가져갔지만, 호남에서는 의석을 거의 얻지 못했다. 특히 '친노패권주의'에 신물을 낸 호남 유권자가 국민의당에 투표하면서 지지기반을 잃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날 더민주 의원 전체의 호남 방문은 자주 방문하고 소통해 반드시 호남의 지지를 다시 얻어내겠다는 비장함이 묻어나는 행보였다. 5.18을 앞두고 '기념일에만 반짝 얼굴을 비친다'는 비판을 듣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하지만 정작 더민주 의원들이 '계파 갈등'을 소재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떠든 셈이 됐다. 스스로 힘줘 강조한 반성하는 자세와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변화하는 당의 모습을 보여 줄 것을 예고했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의원 워크숍 인사말에서 "이번 4.13 총선에서 123석, 원내 1당으로 우뚝 선 것은 승리지만, 주 지지기반인 호남을 잃었다. 우리는 승리에 도취할 게 아니라 패배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승리자로 온 게 아니라 패배자로 호남을 방문했다"고 상기시켰지만,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