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야당 후보" 공천 파동에 실망한 핵심 지지층 이탈
  • ▲ 서울 은평을 무소속 이재오 후보.ⓒ뉴데일리
    ▲ 서울 은평을 무소속 이재오 후보.ⓒ뉴데일리

    친이(親李)계 좌장 무소속 이재오 후보의 6선 도전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방송협회와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로 구성된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출구조사 결과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38.2%) 후보에 10% 가까이 뒤지는 28.8%로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6분 개표율 1.5% 기준으로
    강병원(37.2%)-국민의당 고연호(28.7%) 후보에 이어 25.2%의 저조한 득표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재오 후보는 지난 15대 총선부터 이 지역에 뿌리내린 5선 중진이라는 점에서, 10% 정도로 뒤쳐지며 패배할 것이란 관측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정의당과의 단일 후보로 나선 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지만, 이 후보에 대한 여당 지지층의 '역선택'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19대 국회에서 시종일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정체성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번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 출마의 뜻을 밝히면서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물러나지만 정의로운 국민은 물러나지 않는다. 잠시 떠나서 은평주민들의 더욱 튼튼한 지지를 받아 당의 공천이 부당했고 저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친정인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하지만 여당 핵심 지지층 일각에서는 "아군에 총질하는 이 후보를 심판해야 한다"는 '역선택' 주장이 나왔다. 이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서 야당 후보를 찍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초 이 지역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옥새 파동을 통해 최종적으로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둔 곳이라 무소속 이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던 곳이다. 여당 지지층의 역선택이 이 후보의 패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집권 여당의 공천 파동에 실망한 핵심 지지층마저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이 후보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6선의 꿈을 접게 됐다는 평가다. 

    이재오 후보는 앞서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서 야권단일화 후보인 천호선 통합진보당 의원을 1.14%포인트로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