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지지자 이끌고 유세, 후보자 지지보다 대권행보에 열 올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1일 전남 여수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1일 전남 여수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4.13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돌아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11일 저녁 전남 여수를 찾아 지원유세에 나섰다.

    문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을 연호하는 일부 여수갑 주민들에 화답하면서 대권을 향한 야욕을 좀처럼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여수소방서 근처 사거리에 같은 당 백무현 후보를 지원유세를 하기 위해 나타났다. 여수 시민 중 많은 사람이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문 전 대표가 올 것을 미리 알았는지, 준비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문 전 대표를 따라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연신 호남 정신을 강조하며 야권연대 불가론을 지피려 애썼다.

    문 전 대표는 "여수 시민들이 다시 전략적인 선택을 해주시리라 믿는다"며 "광주정신과 호남 정신에 대해 많이 들었다. 호남끼리 당 하나 만드는 게 호남정신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호남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준 사람이 DJ지만 그 꿈을 다 이루지 못했다. 그에 이은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정부도 그 꿈을 다 이루지 못했다"며 "몰라서 못한 것도 있고, 능력이 부족해서 못한 것도 있다. 기필코 정권교체를 다시 해서 그때 못 이뤘던 꿈들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당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날렸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제3당 구도를 만들겠다 했는데 새누리당 의석을 더 늘려준다면 3당 구도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현역 의원들을 그대로 공천해서 내보내는 것이 진정 개혁정치냐"고 주장했다.

  • ▲ 이날 전남 여수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유세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다수의 피켓과 현수막이 등장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이날 전남 여수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유세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다수의 피켓과 현수막이 등장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그는 여수갑 지역구 내에 있는 여서동 문화의 거리에서도 친노 지지자들을 몰고 다녔다. 취재기자들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댔다.

    처음 문재인 전 대표가 여서동 문화의 거리를 지나면서 거리유세를 하는 동안 차량에서는 "문재인! 송대수!"를 외치며 문 전 대표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가까워지자 점점 분위기는 과열됐다.

    급기야 사회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여러 차례 외쳤다. 당 관계자가 "종편들이 보고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라며 사회자를 끌어내리려 했지만, 사회자는 단상을 내려가지 않고 버텼다.

    차량 유세에서 스피커로 세차게 '문재인! 대통령!' 이 연호된 뒤 단상에 오른 문재인 대표는 "아무리 부족하고 못나도 다시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모아줘서 부족한 정권교체의 꿈을 이뤄야 하는 것이 맞죠?"라며 "이제는 저 문재인이 좋다 싫다, 그런 차원 넘어 호남이 원하는 정치를 선택해달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도 문 전 대표의 지지를 들으러 온 사람들은 문 대표에 맹목적으로 화답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 바깥에서 의석이 거의 없다시피 한 당으로 그런 군소정당으로 정권 교체 꿈,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 "네!"라는 답변이 돌아올 정도였다. '국민의 당은 안 된다'는 취지로 질문했던 문 대표는 순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날 문 전 대표가 방문한 여수는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우세인 지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여수을의 경우, 전남에서도 국민의당이 크게 우세인 지역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