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원로 방문은 생각도 못했는데" 종횡무진 옛 시절이 떠오르는 까닭
  • ▲ 지난 3일 인천 연수을(乙) 새누리당 민경욱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
    ▲ 지난 3일 인천 연수을(乙) 새누리당 민경욱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

     

    '왕실장'이라 불리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4.13 총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섰다.

    김기춘 전 실장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 공개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왔다. 특히 김기춘 전 실장은 친박(親朴) 인사 외에도 수도권 비박(非朴) 후보들의 캠프를 깜짝 방문하고 있다.

    김기춘 전 실장 뿐만 아니라 한 때 정계를 주름잡았던 원로 정객들도 유세 현장 곳곳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탓에 올드보이들의 행보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일 김기춘 전 실장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인천 연수을(乙) 새누리당 민경욱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아 격려했다. 비서실장 시절 자신의 휘하에 있던 민경욱 후보의 유세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이다.

    김기춘 전 실장이 사무소에 들어서자 캠프가 들썩거렸다. 민경욱 후보와 관계자들은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반가운 표정으로 김기춘 전 실장을 맞았다. 김기춘 전 실장은 민경욱 후보와 기념 촬영을 하면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보였다.

    지난 6일에는 서울 동작갑(甲)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상휘 후보 캠프를 방문했다.

    중앙일보와 이상휘 후보 측에 따르면, 김기춘 전 실장은 "선거사무소 주소를 좀 알려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자신의 이름과 함께 보내 왔다. 김기춘 전 실장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이상휘 후보 측은 그를 평범한 지지자로 생각해 주소만 알려준 뒤 거리 유세를 나갔다. MB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이상휘 후보는 김기춘 전 실장과는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눠 본 적도 없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유세를 마친 이상휘 후보가 선거사무소에 돌아와 보니 참모들은 "김기춘 전 실장이 왔다 갔다"며 A4지 한 장을 건넸다.

    김기춘 전 실장이 남긴 메모에는 "이상휘 후보님! 壓勝(압승)하여 國家(국가) 위해 큰일 많이 하시기 빕니다. 金淇春 拜(김기춘 배)"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상휘 후보는 "김기춘 전 실장이 방문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계 원로께서 직접 방문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동작을(乙)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나경원 후보는 "투혼의 유세를 하고 있는 바쁜 와중에 김기춘 전 실장이 조용히 오셔서 깜짝 놀랐다. (김기춘 전 실장은) 오셔서 악수를 나누고 가셨다"고 전했다. 나경원 후보 측에 따르면 이날 김기춘 전 실장은 사전 연락 없이 혼자 나타났다가 몇 분 동안 머문 뒤 자리를 떠났다.

     

  • ▲ 지난 6일 용인정(丁)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 ⓒ뉴데일리
    ▲ 지난 6일 용인정(丁)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 ⓒ뉴데일리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지난 6일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카페문화거리 인근 사거리에서 경기도 용인정(丁)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지원 유세에는 배우 김영철씨도 함께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상일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는 "이상일 후보를 여러분께 자신 있게 추천하고 보증한다. 누군가를 보증할 때 그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신뢰감이 있어야 보증을 설 수 있는데, 이상일 후보는 용인시민들께 일로 보답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보증을 섰고 흔쾌히 후원회장도 맡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허태열 전 실장은 지난 2월 곽상도 대구 중남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들렀다. 허태열 전 실장이 청와대 근무할 때 곽상도 후보는 민정수석으로 활동했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대구 달성군에 출마한 추경호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했다. 추경호 후보는 정홍원 전 총리가 현직에 있을 때 모셨던 인연이 있다. 정홍원 전 총리는 대구 동갑(甲)에 출마한 정종섭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해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