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에 DJ정신 있나…박지원·권노갑 등 동교동계 모두 국민의당으로 옮겨
  • ▲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16일 오래 전부터 제 생각은 자리가 아니라 역할이었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DB
    ▲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16일 오래 전부터 제 생각은 자리가 아니라 역할이었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DB

    호남 출마설이 거론되던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16일 결국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안팎에서 이런저런 요청이 있었다던 건 사실이다"며 "당을 돕기로 나선 이상 의사와 관계 없이 당이 필요로 한다면 감당해야한다는 주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래 전부터 제 생각은 자리가 아니라 역할이었다"고 강조했다.김홍걸 위원장은 이어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처음부터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며 "저는 누구의 설득으로 입당한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나섰으니, 그 역할에만 충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제민주화와 대북포용정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생전에 늘 강조했던 단결과 통합의 정신을 구현하는 데에도 저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홍걸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은 그동안 컷오프된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구을 등 호남 출마를 고려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출마할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정치권의 해석이 제기된다. 

    김홍걸 위원장은 "지난달 말 광주 출마를 제안받았으나 어머니가 병중이고 개인사정으로 한 달 이상 서울을 비울 수 없다"며 2주쯤 전에 김종인 대표, 문재인 전 대표 등에게 불출마의 의사를 알렸다고 했다. 

    본인이 정말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면 곧바로 출마설을 부인했든지, 2차 경선발표가 목전인 이날까지 결정을 미루지는 않았을 거라는 지적이다. 

    김홍걸 위원장이 잇겠다던 DJ의 정통성도 더민주에 얼마나 남았는지도 의문인 부분이다. 

    영원한 DJ의 비서실장이라 불리는 박지원 의원, 55년을 DJ와 함께한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지난 2일 더민주가 아닌 국민의당에 자리를 잡았다.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수정노선을 밝히는 등 더민주에게서 DJ 정통성이 이미 떠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김홍걸 위원장은 햇볕정책 수정론에 대해 "지도부가 말한 것은 2000년대의 햇볕정책과 2016년의 햇볕정책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방법론은 변화가 있어도, 기본 정신과 노선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으나 김종인 대표는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당내 노선과 달리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월 김홍걸 위원장을 영입하면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통합의 정신, 단결의 정신을 지키겠다고 어렵게 입당을 결심해 주셨다"며 치켜세웠으나 이날 김홍걸 위원장의 불출마에 대해 이렇다할 말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