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후안무치에 "자격" 들어 비판해봤자 소용없어… '돼지앞 불경읽기' 그만두라
  • ▲ 지난해 9월 18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권노갑 전 상임고문과 나란히 앉아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의 모습. 김홍걸 위원장은 지난 5일 권노갑 전 고문을 비롯해 국민의당으로 옮겨간 인사들을 지칭해 원균에 비유하고 DJ 정신 계승과 무관한 행동을 했다고 매도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해 9월 18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권노갑 전 상임고문과 나란히 앉아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의 모습. 김홍걸 위원장은 지난 5일 권노갑 전 고문을 비롯해 국민의당으로 옮겨간 인사들을 지칭해 원균에 비유하고 DJ 정신 계승과 무관한 행동을 했다고 매도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구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친노(親盧) 무리들과 거의 2년 가까이를 동거했다. 그런데 최근 안철수 대표의 발언을 들으니, 안 대표가 아직도 '친노의 정치'를 전혀 모르는구나 싶다.

    안철수 대표는 6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새누리당의 세(勢) 확산을 막는 통합의 결단을 세 번이나 할 때, 김종인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를 떨어뜨리려 박근혜 후보와 함께 했던 사람"이라며 "도대체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야권통합'이 논란이 되는 정국 속에서, 그의 말대로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철수(撤收), 이듬해 대선 후보 철수, 2014년의 신당 창당 철수까지 세 번이나 '결단'한 경험이 있는 안철수 대표로서는 그 기간 동안 계속해서 여권에 몸을 담고 있었거나, 대선에서 진 당사자가 이러쿵저러쿵하는 상황이 어이 없을만도 하다.

    하지만 굳이 '자격'을 운운하는 걸 보니 안철수 대표가 아직도 적(敵)을 전혀 모른다 싶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친노 모르고서 어찌 기득권 양당 체제 혁파와 야권의 주도 세력 교체를 이룰 수 있겠는가.

    원래 친노(親盧)는 아무런 자격 없이 정치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야말로 친노패권주의 세력의 특성이다. 정치에 '자격'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더불어민주당 친노패권주의 세력을 향해 '자격'을 물었으니, 아마 그들도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친노의 무자격 정치와 후안무치함은 최근 더민주에 올라타면서 타계한 선친을 배신하고 친노패권주의에 부화뇌동하기 시작한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의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김홍걸 위원장은 5일 "호남에서 국민의당으로 간 인물 중 '김대중정신을 계승한다'는 분들의 평소 행동이 그렇지 않았다"며 "평소 원균처럼 행동하다가 필요할 때 이순신을 본받자고 해도 진정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극언했다.

    그가 '원균'으로 매도한 인물 중에 권노갑 전 상임고문이 있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으로 간 인물 중 한 명이며, 평소 '김대중정신의 계승'을 누누이 강조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홍걸 위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권노갑 전 고문도 '원균'이고 평소 행동이 김대중정신 계승과 상반돼 있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러한가. 권노갑 전 고문은 1961년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강원도 인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을 때 비서를 맡으면서 공식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정계 입문부터 DJ와 발걸음을 나란히 한 것이다. 1963년생인 김홍걸 위원장은 권노갑 전 고문이 DJ를 모시기 시작했을 때는 아직 태어나기는 커녕 태중에 형성조차 되지 않았다.

    이후 권노갑 전 고문은 유신과 김대중 납치 사건 등을 겪으며 수 차례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그러면서도 DJ를 모시는 한 뜻은 결코 변치 않았다. 1997년 DJ가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그 흔한 장차관 자리 하나 욕심내지 않았고, 맡지도 않았다.

    반면 김홍걸 위원장은 성년이 지나 철이 들 무렵에는 이미 우리나라가 민주화가 돼 별다른 고초를 겪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02년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 기소당하면서, 집권 후반기에 결정타를 날렸고 선친을 레임덕에 빠뜨렸다.

    그런 김홍걸 위원장이 권노갑 전 고문에게 "DJ 정신을 계승한다는 분들의 평소 행동이 그렇지 않았다"고 막말을 한 셈이다. 누가 원균이고 누가 이순신인가. 패륜의 정치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다.

    오로지 DJ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세습 정치를 통해 국회의원 한 번 해보려는 사람이 55년 선친을 모셔왔으면서도 장차관 자리 한 번 욕심 안 내본 사람마저 모독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의 행태인가. 이런 발언을 할만한 '자격'이 김홍걸 위원장에게 있는 것인지, 그에 앞서 정치를 할만한 '자격' 자체는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지만, 물어봐야 소용 없다. 친노 특유의 후안무치 앞에서 '자격'을 묻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치료법도 개발되지 않은 정치권의 악성 돌림병인 '친노병'에 최근 감염된 인물로는 더민주 김종인 대표도 있다.

    김종인 대표는 야권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는 안철수 대표의 물음에 대해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새누리당 편에 있었으니 새누리당을 위해 열심히 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시빗거리가 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들에게 정치란 아무런 신념도, 의지도 없는 '아웃소싱' 하청 작업인 것처럼 들린다. 하기사 1980~81년 연간에는 국보위에 속해 전두환정권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이제는 호남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한다는 정당에 속해 또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할테니,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일관적인 것 같기도 하다. 내년에는 다시 또 어느 편에 서서 열심히 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 분야에 있어서 발군인 인물로는 친노의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은 이미 실패했다"며 "총선에서 이겨야 정권교체도 있지, 총선 말아먹고 무슨 정권교체냐"라고 주장했다.

    아직 선거를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기도 전인 국민의당이 이미 실패했다면, 지난 번 대선에서 엄정한 국민의 평가를 이미 받은 문재인 전 대표는 뭔가. '이미 실패한 정치인'이며 '이미 실패한 대권 주자' 아닌가. 그런데도 다시 대선에 출마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참으로 측은하다.

    대선 후보 자리를 양보받고서도 지난 대선을 '말아먹었던' 당사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정권교체의 전제 조건으로 '총선 승리'를 운운하는 게 한심스럽다. 기억력 상실인 것인가. 문재인 전 대표가 한창 당권을 잡고 있던 시절에 치러졌던 4·29 재·보궐선거와 10·28 재·보궐선거의 결과는 어떠했나. 그 때는 누구도 감히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고는 생각조차 못하던 암담했던 시절이었는데, 대표에서 물러난 뒤 '총선 승리'를 입에 담는 후안무치함이 존경스럽다.

    이러니 이들 친노 세력들에게 '자격'을 운운하고 '정치적 책임'을 논하면서 굳이 꾸짖는 것이 지면 낭비이고 무의미한 기력 소진이 되는 것이다. 일말의 정치적 양심이 심중에 존재해야, 비판을 접하면 본인 스스로 반성도 하고 성찰도 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돼갈텐데, 애초부터 '자격'이니 '책임'이니 하는 개념이 전혀 없다보니, 이런 걸 들어 비판하더라도 전혀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때마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더민주 김종인 대표에게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기에, 안철수 대표를 꾸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돼지들 앞에서 불경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돼지를 꾸짖어야 하겠는가, 불경 읽는 사람을 꾸짖어야 하겠는가. 안철수 대표는 무의미한 시간 낭비를 그만 두고, 국민을 상대로 하는 '담대한 변화'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길 바란다.